성수대교가 무너지던 그날 삼성건설의 최훈대표이사(부사장)는 1백30여개
삼성국내현장에 대해 공사중지명령을 내렸다.

현장마다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위험요인을 제거한 이후 해당
사업본부장의 실사를 거쳐 공사를 재개토록 했다.

이어 10월26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76개 교량 터널등 구조물공사가진행중
인 주요현장에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했다.

그중에서도 지하철등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있는 공사장에는 일본 도큐건설
에서 초청해온 안전관리 전문가 3명과 삼성기술진들이 동원됐다.

최훈대표이사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전국의 현장소장들을 대상으로
직접 안전관리지침을 시달하고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삼성은 그룹의 체질상 안전점검과 품질경영에 관한한 거의 신경과민으로
여겨질 정도다.

건설업의 성격상 여론에 민감할수밖에 없는 안전사고등이 다른 삼성계열사
에 비해 많을수밖에 없다.

삼성건설의 현장사고 하나하나는 삼성그룹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것이
그룹고위층의 생각이니만큼 삼성건설의 경영진은 안전사고방지와 품질경영에
자리를 건다는 각오다.

본사 임원들마다 전담현장을 선정, 주말에 2차례이상 현장에 상주하면서
안전점검을 한다.

점검결과 이상이 발견되면 보완될 때까지 공사를 중단하고 미비사항은
개선될 때까지 본부장의 특별점검이 계속된다.

삼성건설측은 "건설현장의 공사관리를 삼성전자의 생산관리수준으로
높인다"는 것이 품질경영의 모토라고 설명한다.

품질경영캠페인에는 삼성건설과 함께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등 삼성
그룹 건설관련 3사가 동참하고 있다.

삼성특유의 조직력으로 부실을 막고 품질을 개선하는데 "그룹관계사의
노력을 집결하는 이른바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관련 3사 대표들은 지난달 1일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부실
시공및 건설재해 예방 켐페인"을 갖고 앞으로 이 분야의 정보교환 해외연수
우수사례채집등에서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이날 안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우수협력업체 발굴작업도 함께 펴나가기로
했다.

현장별 안전점검카드제, 기능공 중심의 해외현장 견학도 3사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품질경영은 신입사원연수에도 반영되고 있다.

현장에 새로 투입되는 근로자까지 월2시간씩 의무적으로 안전교육을
받도록 한다.

안전관리의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이벤트전략까지 동원되고 있다.

"1단계 내몸은 내가 지킨다. 2단계 기본에 충실하자. 3단계 나는 내일터를
사랑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VTR등 시청각교재까지 곁들여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현장의 안전교육도 매뉴얼로 만들어졌다.

아침 7시30분 현장마다 직원과근로자까지 모두 참석하는 안전조회가 열리고
오전 11시30분엔 작업반장을 위한 안전공정회의, 오후 1시30분엔 또다시
전직원이 참가하는 현장환경정리작업이 이뤄진다.

오후 5시30분엔 전현장직원을 대상으로 한 안전공정회의가 개최된다.

주간단위로 안전계획서 작성이 의무화됐고 매월 1일 안전의 날엔 안전관리
에 우수한 실적을 보인 현장근로자를 대상으로 시상을 한다.

김영홍 삼성건설 토목사업부 이사는 "품질경영은 곧 현장경영이기 때문에
현장에 우수인력을 집중 배치하는 인사제도의 개편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