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보호는 지방행정의 사각지대인가.

경제규모의 확대와 소비생활의 증대로 소비자보호에 관한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서울시등 일선 지방자치딘체의 경우 소비자보호업무를
총괄하는 변변한 기구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소비자보호문제가 최근 기업의 약관과 과대광고등 전문분야로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 일선시도는 소비자피해의 구제와 대응방안을
여전히 경제기획원산하 한국소비자보호원과 일부시민단체에만 의존하고 있어
본연의 주민복리행정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28일 내무부와 일선시도에 따르면 현재 소비자보호업무를 전담하는 기구를
둔 지방자치단체는 단 한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경우 산업경제국산하에 소비자보호과를 두고 있으나 시조례상의
명목기구일뿐 대부분의 업무가 물가관리에 치중돼 소비자보호업무는 사실상
뒷전인 상태이다.

서울 중구 신당동에 사는 주부 김미현씨는 "올해 구청산업과에 두번이나
피해구제신청을 했으나 결국 한국소비자보호원의 분쟁조정위원회로 넘겨
졌다"며 "소비행위가 주민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난데도 구청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 타시도는 지역경제계 상정계등 계(계)단위에서 업무를 맡고 있으며
그나마 전담직원 1-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는 소비자피해고발사례가 연간 10여만건에
이르는 실정에 비추어보면 지나치게 빈약하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유일한 공식기구인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서울에 한곳밖에 없어
접수된 10여만건 가운데 95%이상이 서울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구제신청이다.

이에따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대부분 개별적인 구제요청
이나 일부 시민단체를 찾을수밖에 없다.

소비자보호와 관련된 공무원의 전문성부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가뜩이나 적은 인원에 잦은 인사교체로 인해 시시각각 달라지는 소비자
문제를 다루기에는 역부족이다.

내무부는 최근 각시도의 소비자분쟁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소비자
보호원측에 지방분회설치를 요청했으나 보호원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
또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풀기 어렵다.

내무부는 예산과 공무원인력부족을 이유로 소비자문제를 각지자체가 맡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갈수록 기준과 대상이 광범위해져 가는 소비자보호문제를 지금처럼
아무런 법적권능과 조정력을 갖추지 못한 시민단체에 마냥 미룬다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의 한관계자는 "소비자문제는 지역주민들의 실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돼있는 문제"라며 "지방자치시대에 일선 행정기관이 소비자
보호업무를 도외시한다면 주민자치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