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의 개방첫날인 지난1일 외국인투자가들은
67억5,000만원어치의 채권을 매입했다. 외국인투자가 허용된 채권은
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 전환사채뿐이며 투자허용한도는 9개사
13개종목에 총발행액의 30%인 258억원이다. 매수주문은 92억원이었으나
매도물량이 모자랐다는 점과 거래첫날에 총투자한도의 26. 2%가
소진되었다는 점에서 채권시장활성화에 도움이 되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같은 외국인의 활발한 채권투자는 다음의 2가지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우선 직접금융시장의 활성화가 가속화되리라고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식시장이 호황세로 돌아서면서 기업공개 유상증자
회사채발행등을 통한 직접금융조달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6개월뒤에
주식으로 바꿀수 있는 전환사채(CB)가 큰 인기를 모아 CB발행액이 지난해
상반기의 26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1조4,808원으로 늘어났다.
발행여건이 좋아지자 무보증 CB가 전체 CB발행액의 74. 7%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중소기업이 발행한 무보증 CB에 대해 외국인투자가 몰림으로써
건실한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에 큰 도움이 될것으로 기대된다.
다른 한가지는 채권시장이 개방될수록 해외자금의 유출입이 직접적으로
국내경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이다. 주식시장에 유입된 해외 자금은
시중유동성의 많고 적음을 통해 국내 금리 환율등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마치지만 채권시장개방은 환율을 감안한 국내 금리수준에 따라 유입되는
해외자본 규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많은 외국돈이 몰려와 원화가치를 너무 높게
끌어올리거나 유동성과잉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도록 물가와 금리의
하향안정,환율변동폭의 확대등 거시경제안정이 중요하다.
끝으로 채권수요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
대기업위주로 형성되어있는 채권발행 시장에 중소기업의 참여기회를 넓히고
금융기관보증이 필요없는 무보증채권발행이 많아지도록 신용평가제도의
정착을 서둘러야 한다. 이 경우 보증수수료가 없어 채권발행비용을 낮출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채권전문딜러제도를 도입하여 경쟁촉진및 공정한 시장가격이
형성되도록 하는 한편 공 시제도를 강화하여 기관투자가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해야 한다. 이밖에도 기관투자가범위의
확대,채권발행및 거래의 표준화,집중예탁제도의 활성화등을 통해
채권시장을 체계화할 필요가 크다.
채권시장이 금융기간등 소수의 기관투자가에 의한 과점구조에서
경쟁체제로 바뀌고 금리안정을 관한 채권발행물량의 조절도 철폐될 때에야
실세금리반영및 장기자금조달이 활성화될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