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생을 누린자 모두가 필연적으로 맞는 것이다. 그래서 죽음은
인간의 영원하고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존재한다. 과학이 죽음의 실체를
파헤치려 하고 있으나 죽음은 역시 두려워 하지 않을수 없는 신비로 존재할
뿐이다.

창세기에 "흙에서 난 몸이니 흙으로 돌아가기까지 이마에 땀을 흘려야
낱알을 얻어 먹으리라. 너는 먼지이니 먼지로 돌아 가리라"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을 보면 생과 사가 그 주인공인 인간의 의지와는 무관함을 알수
있다. 반면에 생의 과정이나 그 의무는 분명하다. 살아가는 과정에 땀흘려
일하는 것으로 양식을 얻을수 있고 그러므로 존재할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하는것 이외에 인간은 언젠가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고 주위에서 겪는 죽음의 현실적 상황때문에 안타까워하고
괴로워하고 슬퍼할수 밖에 없다.

인생은 물에 비유할수 있다. 물은 흐르면 흐를수록 점덤 더러워진다.
인간도 원래는 청순하고 착하지만 그 행로에서 많은 무질서와 악덕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것을 받아 들이지 않으려는 인간본연의 저항 마찰 충돌이 곧 생의
고이다. 고의 마지막 단계, 영원으로의 안식, 나그네상태의 종지부,
영육이원론에서 두 요소의 분리로서 표현되는 것이 곧 죽음이다.

죽음으로 육은 흙이나 먼지가 되고 영은 육체의 횡포나 악함이 사라진
상태에서 어떠한 방해와 중단도 없이 진정한 피안으로의 가는것이 아닐지.

일은 생의 의무다. 내 할일을 다하는 그것이 생의 지혜요 길이다.

살아 간다는 것은 죽음에 대한 준비이자 성찰이다.

"서인사연후 대천명"을 삶의 자세로 삼자. 그것이 현세의 행복이자 진정한
죽음에 대한 준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