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이젠 경쟁대열에서 탈락합니다"

코오롱건설 석학진사장(56)은 국내 건설시장개방이 임박한 현시점을 적자
생존의 시대라고 규정하고 올해를 "고도성장진입의 해"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오는 98년 매출1조원을 목표로 올해부터 확대경영전략을 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코오롱건설의 이같은 방침에는 주택건설부문 대폭확대, 건설관련 특화사업
추진, 해외건설시장 재진출등이 골자를 이룬다.

코오롱건설은 우선 올해 국내에서는 선두 주택건설업체 대열에 진입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올 분양아파트를 지난해에 비해 1백54%나 늘어난 5천여가구로
잡고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없었던 재건축분야에 집중투자, 올해 서울삼선동 재건축
아파트등 3개지역에서 1천3백95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주택사업부와 영업개발부에 각각 분산돼 있던 재개발재건축팀을 내달중
확대통합, 부로 승격시킨다는 복안도 갈고있다.

이러한 양적확대보다 코오롱건설이 더욱 신경쓰고있는 대목은 품질향상
이다.

"주택은 평생동안 구입하는 물건중 가장 큰 제품입니다. 단1가구만 하자
가 있어도 그 아파트는 실패작입니다" 최고의 광고는 품질이라고 말하는
석사장은 주택시장이 수요자중심으로 변한지 이미 오래됐다고 말했다. 고객
의 성향을 따라가지 못하는 주택은 팔리지 않는 시대라는 설명했다.

연령 지역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 코오롱건설의 차별화전략도 이같은 생각
에서 비롯되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이를위해 그동안 하나뿐이던 지사(호남 전주)를 늘러 지난해
부산에 영남지사를 만들었다. 현지의 고객기호를 적극 수렴반영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에서의 이같은 주택건설 확대와 더불어 10년동안 비워뒀던 해외건설
시장 재진출도 코오롱건설의 중점추진사항이다.

지난85년 중동지역에서 고배를 마시고 돌아와 해외건설면허마저 반납했던
코오롱은 지난90년 면허를 재발급받아 올해는 해외시장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이미 지난해 12월 베트남 호치민시에 지사설립을 위한 승인을
받았으며 올 상반기중 지사를 설립하게 된다.

중국도 지난해 방문, 사업타당성을 검토중이며 일본과 대만에 지사를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이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하고있는 특화산업도 확대전략의
중요한 분야다.

공기를 단축시키는 슬립폼시스템 건축물해체 스포츠시설 쓰레기소각로
핵폐기물처리시설 사업등이 그것으로 건축물해체공법은 미국의 CDI사와,
슬립폼시스템은 스웨덴 BU사와 각각 기술제휴를 하고있다.

특히 발파해체팀을 이달중에 구성, 재건축사업인 동부이촌동 한강민영
아파트와 당상동 외기노조아파트 철거에 새로도입한 해체공법을 사용할
예정이다.

코오롱건설은 이같은 확대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달 대대적인 조직개편
에 실시한다.

여기에는 최근 새로운 경영기법으로 국내에 소개된 벤치마킹 도입이 주목
을 끌고있다.

각 부서는 물론 수주 매출 인사관리등 각 항목별로 선진경쟁기업을 정해
이를 일정기간안에 따라 잡는다는 전략이다.

코오롱건설은 올 확대성장전략에 걸맞게 매출목표액을 지난해보다 70%
늘어난 4천2백34억원으로 잡고있다.

92년도 매출액이 전년보다 0.8% 증가했고 지난해는 오히려 7% 감소했던
것을 감안한다면 엄청난 수치다.

이중 주택을 포함한 건축부문이 53.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주택부문은
지난해보다 9.5%가 늘어난 49.7%나 돼 올해 코오롱건설이 주택건설사업에
역점을 두겠다는 의지를 엿볼수 있다.

토목은 전체 매출액의 30.8%로 지난해보다 7%가 줄었다.

또 올 7천4백66억원의 수주목표액중 주택분야가 53.4%, 토목이 30.5%,
일반건축이 10.3% 등이다.

코오롱건설의 이같은 전략은 85년 해외에서 "실패"하고 돌아와 10년
가까이 내실을 다지는데 치중해온 코오롱건설이 도약의 발판을 충분히
다져졌다는 나름대로의 생각에서 비롯되고 있다.

85년 당시 1천%가 넘던 부채비율을 지난해 건설업체 평균 부채비율
(4백35%) 절반수준인 2백20%로 끌어내렸다.

초기 자금부담이 큰 재개발 재건축사업에 지난해부터 본격 나서고 있는
것도 이같은 견실한 재무구조가 바탕이 되고있다.

코오롱건설은 이밖에 월1회 현장의 날을 정해 본사임직원이 현장을 방문
하는 한편 시장개방에 대비, 사회간접자본 유치팀을 별도로 구성하고
감리업에도 지출할 예정이다.

<김철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