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균 스마젠 사장. 사진=김근희 기자
이상균 스마젠 사장. 사진=김근희 기자
바이오 기업 스마젠은 내년 상반기 에이즈 백신(SAV001) 임상시험 2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18일 이상균 스마젠 사장은 서울 선릉로 서울라마다 호텔에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에이즈 백신 임상시험 2상을 신청할 것"이라며 "에이즈 예방과 치료 효과를 동시에 입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마젠은 에이즈백신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코스닥 상장사인 큐로컴의 자회사다. 앞서 2013년 에이즈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 1상을 마쳤으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

이 사장은 "2019년 임상시험 2상을 마친 후 글로벌 임상시험 3상에 들어갈 것"이라며 "2022년 세계 최초로 에이즈 백신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전 세계에서 상용화된 에이즈 백신은 없다. 에이즈 치료제가 있기는 하지만 질병을 근원적으로 치료하지 못해,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으면 에이즈가 재발하는 한계가 있다.

에이즈 백신 시장은 약 14조원으로 추산된다. 현재 사노피와 얀센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백신 치료제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사노피는 지난해 10월 남아프리카에서 에이즈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얀센은 오는 11월 남아프리카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그동안 개발에 실패한 에이즈 백신들은 HIV 바이러스의 일부만을 이용해 면역반응을 유도했기 때문"이라며 "SAV001은 HIV 바이러스 전체를 활용한 백신인 만큼 그 효과가 높다"고 설명했다.

SAV001은 HIV 바이러스의 독성을 제거하고 이를 백신으로 만든 후보물질이다. 여기에 꿀벌의 단백질을 유전자로 조작해 HIV바이러스의 생산성을 높였다.

이날 스마젠의 설립자이자 SAV001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 강칠용 박사는 SAV001의 임상시험 1상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강 박사는 "SAV001 임상시험 1상 결과 환자들의 몸에서 하에가 최고 512배까지 증가했고, 관찰기간인 52주간 항체가 유지됐다"고 말했다.

스마젠은 앞으로 임상시험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략이다. 이 사장은 "미국 FDA 등과 상의해 임상시험 허가 등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세계 최초의 에이즈 백신을 시장에 내놓겠다"고 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