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이란 프로젝트, '신기루'로 막 내리나
지난 5월 한국·이란 정상회담 이후 청와대가 밝힌 50조원 규모의 이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사업 수주가 상당 부분 과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당시 30개 프로젝트가 수주 가시권에 들어왔으며 파생 사업까지 포함하면 예상 수주액이 역대 최대인 456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8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란 프로젝트 30개 중 최대 규모인 이스파한~아와즈 철도사업(53억달러)은 7개월이 지난 현재 가장 초기 단계인 타당성조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조건이 합의돼 가계약을 맺고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는 당시 발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수주 가능성을 예단하기 힘든 단계라는 설명이다.

본계약(GA)을 체결한 것으로 발표된 사업비 27억달러 규모의 베헤시트 아바드 댐 및 도수로 사업도 가계약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사업 예상 금액도 10억달러로 줄어들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란 프로젝트는 시공자 금융주선(EPCF) 방식이라 이란 내부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많다”며 “진행된다 해도 사업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PCF는 한국이 대출·보증 등을 통해 발주처에 공사비를 주고 향후 이자를 붙여 되돌려받는 방식을 말한다.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이날 현재 234억달러로 2006년(164억달러) 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