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닛케이 보도에 따르면 일본 주요 기업들이 내년 봄 대졸 신입사원 채용 인원을 올해보다 10.7%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2134개 상장사와 비상장사 가운데 내년 채용계획을 확정한 곳의 채용규모를 집계한 결과다. 이로써 일본 대졸 채용은 6년 연속 두 자릿수 증가세가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에서 인크루트가 1700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은 둘째 치고 당장 올해 대졸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이 절반도 안 되고, 그나마 채용계획 인원도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일본 기업의 대졸 채용인원 증가세는 80%를 웃도는 대졸 취업률로 이어지고 있다. 취업을 희망하는 대졸자는 사실상 모두 취업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 내 구인난으로 대졸자를 구하지 못해 외국인까지 채용하는 회사가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비하면 한국의 대졸 취업률은 60%대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계속 내리막길을 달리고 있다. 당연히 한·일 간 청년실업률 격차도 갈수록 뚜렷하게 엇갈린다. 한국의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2%인 데 비해 일본은 5.5%에 불과했다. 더구나 올해 들어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12.5%를 기록했다. 무엇이 한·일 간 이런 극명한 차이를 가져온 것인가.

일각에서는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인력 부족, 50%대인 일본의 대학진학률 등 특수 요인들을 거론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활기찬 일본 고용시장을 다 설명하기 어렵다. 일본 기업의 왕성한 채용계획이 말해주듯 결국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일자리 수요가 그만큼 늘어나 고용시장이 활짝 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서비스업, 제조업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채용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그런 증거다.

더구나 일본은 임금피크제, 파견법 등에서 한국과 비교가 안 되는 노동개혁을 이미 단행한 바 있다.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 고수로 청년 취업문이 오히려 더 좁아지고 있는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일본은 청년 취업을 어떻게 하면 확대할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