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대 절반이 '지역인재 정원' 못 채웠다
서울·인천·경기지역을 제외한 비수도권 대학 가운데 의학계열 지역인재전형의 모집인원을 채운 곳은 절반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대를 살리기 위해 의대 등 모집인원의 일부를 지역인재로 뽑도록 한 지역인재전형제도 도입의 의미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관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14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비수도권 대학 지역인재전형 선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전국 32개 지방대 가운데 2015학년도 의대, 치대, 한의대(중복 제외) 등의 지역인재전형 정원을 채운 학교는 전체의 약 53%인 17개에 불과했다. 교육부가 작년 7월 제정한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에 따르면 지방대 의대, 한의대, 치대 등은 전체 모집인원의 30%(강원·제주는 15%) 이상을 해당 지역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으로 선발해야 한다. 각 대학은 지역인재전형을 새로 도입했다.

자료 분석 결과 23개 의과대학 중 지역인재전형 정원을 모두 뽑은 학교는 건양대, 경북대, 경상대,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부산대, 영남대, 울산대, 인제대, 조선대, 충북대, 충남대 등 13개였다. 반면 가톨릭관동대는 한 명도 뽑지 않았고 서남대는 지역인재 모집전형의 20%를 뽑는 데 그쳤다. 연세대 원주캠퍼스도 모집정원 18명 중 네 명(22%)만 선발했다. 전북대(40%), 원광대(45%), 한림대(50%) 등도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모집인원을 채우지 못한 학교들의 학생 선발비율은 평균 47.1%였다.

치과대학 중에서 정원을 채운 학교는 경북대와 조선대 2개였다. 강릉원주대는 한 명도 뽑지 못했고 원광대는 모집정원의 6%에 그쳤다. 전북대도 63%만 선발했다. 한의대는 대구한의대, 대전대, 동신대, 상지대가 지역인재전형 모집정원을 채웠고 동국대와 원광대(29%), 세명대와 우석대(67%) 등이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한 학생도 있었고 다른 학교 복수합격 등으로 이탈자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의학전문대학원과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 지역인재전형을 통해 합격한 사람은 전체 정원 대비 각각 23.8%, 33.94%로 조사됐다. 한의학전문대학원은 42%, 법학전문대학원은 20%로 나타났다. 윤 의원은 “대학들이 지역인재 선발을 확대하도록 교육부가 대학별 인재 선발 결과를 대학 재정지원사업 평가와 연계시키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32개 지방 의·치·한의대 합격자 중 해당 지역 교고 졸업자는 일반전형을 포함해 전체 정원(2327명)의 약 39.3%인 914명으로 법에서 정한 선발비율(30%)을 넘어선다”고 해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