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뜸 들이던 ‘주식시장 발전방안’을 어제 내놨다. 증시의 구조개선으로 중장기 발전을 꾀하고, 수급을 개선하며, 떠나간 투자자들이 증시로 되돌아오게끔 신뢰 회복에 주안점을 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예정보다 두 달가량 발표가 늦어지면서 김이 빠져 시장 반응도 미지근하다.

제목이 발전방안이지만 내용은 부양책에 가깝다. 수년째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가 답답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책을 나열한다고 증시가 살아날 것 같지는 않다. 기관들의 주식투자 한도를 늘려주면 곧바로 주식수요가 늘 것으로 믿을 만큼 투자자들이 순진하지도 않다. 유가증권시장의 개별종목 선물옵션도 고사 직전인데 코스닥 종목에 선물옵션을 허용한다니 별다른 감흥이 없는 것이다.

아직도 증시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여긴다면 난센스다. 주가는 국내외 정치 경제상황과 기업활동의 총체적 결과이자 예측치다. 성장잠재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간판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일로인데 증시만 좋을 수는 없다.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하고, 우량기업의 상장여건을 개선하며, 불공정행위를 근절한다면 투자자들이 제 발로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