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우 팬택 대표 <자료 사진>
이준우 팬택 대표 <자료 사진>
[ 김민성 기자 ] 국내 이동통신사 3사의 채무 상환 유예 결정으로 부도를 면한 팬택이 새로운 회생 돌파구로 해외 사물인터넷(IoT)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택은 최근 무선 M2M(Machine-to-Machine) 통신 칩셋을 장착한 IoT 모듈을 올 하반기 일본 시장에 공급하는 계약을 추진 중이다. 현재 협상 마무리 단계인 일본 제조사는 10여 곳으로 전해졌다. 연간 공급 규모는 수십만여 대 수준이다.

사물지능통신으로 불리는 M2M 부품 시장은 무선 연결된 물건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 받는 IoT 시장 급팽창과 맞물려 함께 성장하는 분야다. 팬택 고위관계자는 "일본 시장 M2M 시장 진출은 회생 자구책 중 가장 주목할만한 성과" 라며 "일본이 선진 시장이라는 점에서 선점 효과를 거둔 뒤 전세계 시장 진출도 노려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재개를 앞둔 팬택은 일본 M2M 시장 공급 체결건을 회생 자구책의 중심축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최종 일본 측 공급사 및 규모, 전세계 IoT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 등을 최종 정리 중이다.

이 모듈의 기술력 핵심은 제한된 사물 간 유선 통신을 기기 간 연동성이 높은 무선 통신으로 대체하는 데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IoT 분야 중 CCTV나 건물 방범 시스템 체계에 쓸 수 있다" 며 "IoT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어 사물 간 동작을 지시하는 부품 분야에도 팬택 모듈이 폭넓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팬택이 해외 M2M 시장 진출을 현실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폰 이외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2012년 하반기부터 M2M 관련 기술을 개발, 국내시장에는 지난해 진출했다. 무선 단말기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듈을 첫 생산해 지난해 4월 보안업체인 에스원에 이어 경기버스 등에 납품한 바 있다. 국내 보안 관련 M2M 시장에서는 팬택이 안착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팬택의 일본 및 미국 해외 사업망 현황.
팬택의 일본 및 미국 해외 사업망 현황.
일본 M2M 시장은 국내보다 6배가 넘는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전세계 IoT 시장 역시 해마다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M2M 기술력 가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팬택은 지난 수년간 해외 스마트폰 시장 중 일본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 내 통신 부품 관련 업계와도 긴밀한 교류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팬택 채권단은 이번 주 워크아웃 연장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팬택은 일본 무선 M2M 시장 공략을 중심 자구책으로 놓고, 국내 신규 스마트폰 출시 및 임금·인력 구조조정 방안을 함께 채권단에 제출할 방침이다. 국내 이통사가 채무 상환 유예로 팬택 살리기에 동참한만큼 채권단도 이같은 추가 회생안을 반영한 워크아웃을 결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