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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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이 개막했다. 공 하나를 놓고 지구촌이 들썩인다. 외교가에서도, 기업의 마케팅 현장에서도 월드컵이 화제다. 출판계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팀이 사상 첫 원정 8강에 도전하는 분위기에 맞춰 다양한 축구 관련서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시간으로 새벽에 열리는 월드컵 경기를 기다리는 짬짬이 축구 상식을 늘려보면 어떨까. 홍명보 감독을 중심으로 한 국가대표팀을 살핀 책부터 한 시대를 풍미한 축구 스타 이야기까지 월드컵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 책들을 만나보자.

《팀 홍명보호 스토리》(도영인 지음, 북오션)는 2009 청소년월드컵부터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의 리더십과 대표팀 뒷이야기를 그렸다. 홍 감독과 함께하는 선수들은 당시만 해도 누구 하나 주목받지 못하던 무명이었지만 그의 지도 아래 성장해 2012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2009년부터 5년 동안 홍명보호를 취재했던 저자는 “나보다는 우리, 개인보다는 팀, 능력보다 희생을 우선하는 홍명보호는 경쟁을 벗어나 승리를 위해 구성원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힘을 발산하며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한다.

월드컵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네이마르 다 실바(브라질),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스페인) 등 세계에서 활동하는 슈퍼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볼 기회다. 그중 단연 돋보이는 존재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사진)다.《메시 축구의 신》(루카 카이올리 지음, 중앙생활사)은 프리메라리가 저널리스트가 다양한 각도에서 살핀 메시 이야기다. 메시의 가족부터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 감독, 후원사인 아디다스 마케팅 부장 등 다양한 주변 인물을 만나 인터뷰했고, 축구 역사에 남을 메시의 명장면을 집중 분석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축구스타 28인》(김현민 지음, 원앤원스타일)은 메시를 비롯해 호날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루이스 수아레스(우루과이) 등 세계에서 활약하는 축구선수 28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계 축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텔레비전 옆에 둬야 할 책이다.

12일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5선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힌 제프 블래터 회장은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카타르로 정하는 과정에서 500만달러 규모의 뇌물 스캔들 의혹에 휩싸였다. 스포츠 정치와 스포츠 조직범죄에 정통한 독일 저널리스트 토마스 키스트너는《피파 마피아》(돌베게)에서 검은돈으로 얼룩진 축구계를 정면 비판한다. 그는 “경기장에서 인간 몸이 보여줄 수 있는 극한의 아름다움이 펼쳐지는 것 같지만 현실은 다르다”며 현재 국제 축구계의 유명 인사들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축구사에 남을 명장으로 손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자서전《알렉스 퍼거슨 나의 이야기》(문학사상)도 축구팬들의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책이다. 맨유 감독 시절 지도했던 데이비드 베컴, 호날두나 아르센 벵거, 조제 무리뉴 같은 라이벌 감독과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한국 팬에게는 박지성을 칭찬한 이야기가 재미있게 다가온다. 장원재 대한축구협회 기획위원은《논어를 축구로 풀다》(북앤피플)에서 논어와 축구라는 다소 어색한 조합을 해박한 축구 지식으로 풀어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