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6시그마, 목표 관리(MBO),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기업형 경영 혁신 모델을 잇달아 도입해 성과를 내고 있다. 대학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고객인 학생의 만족도를 높여 대학 경쟁력을 강화 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성균관대는 국내 대학 가운데 가장 빠른 2005년 인사 관리에 6시그마를 도입한 이후 최근까지 전체 교직원의 62%(171명)가 6시그마 과정을 수료했다. 6시그마는 100만개 중 3~4개만 불량이 발생할 정도로 품질을 높인다는 개념으로 성균관대는 6시그마를 인사 관리에 접목했다.

이 대학의 모든 교직원은 1년간 업무에서 떠나 경영 학사 학생 연구 관리 부문에 대한 서비스 개선 연구를 하고 경영 개선 과제 두 개를 도출해야 한다. 박성수 성균관대 총무처장은 “직원 교육비가 늘어났지만 경영이 효율화되고 학생 만족도가 계속 오르고 있어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6시그마 기법 도입 이후 교직원들이 낸 경영 개선 성과는 △방학 중 기숙사 공실 임대해 연간 6억원대의 수익 창출 △저탄소 그린캠퍼스 조성해 연간 에너지 사용료 3억원 감축 △봉사 프로그램 개선으로 재학생 봉사 시간 연간 평균 22.5시간에서 38.9시간으로 증가 등이 있다.

중앙대는 교직원에게 업무 목표만 주고 달성 방법은 교직원에게 맡기는 경영 기법인 MBO 시스템을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연초에 각 계열과 본부, 부서 단위로 목표를 정하고 연간 2~3차례 MBO 추진 내역을 점검한 다음 연말에 목표 달성 실적을 근거로 최종적인 평가를 한다. 작년에는 자연공학계열, 기획처, 산학협력단 등이 최우수 부서로 선정돼 올해 예산을 증액받았고 덕분에 각 부처가 경영효율을 높이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동국대는 2008년부터 전자태그(RFID)를 활용해 자산 관리, 공간 관리, 실험실 안전 관리 등을 통합한 통합자산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대학이 소유하고 있는 1만3000여건의 자산에 RFID를 붙여 물품·자산 검수, 등재, 재물 조사 및 감가상각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RFID 자산관리는 동국대가 국내에서 처음 도입했다.

사립대들이 이처럼 기업 경영 기법을 속속 도입하는 가운데 교육부도 39개 국립대에 ERP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인사·급여 재정·회계 학사 산학협력 등 각종 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배동인 교육부 국립대학자원관리선진화팀장은 “2년여간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면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어떤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지 등 대학별로 맞춤형 발전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우/정태웅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