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공공기관들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주먹구구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왔다.

혁신도시를 지역거점 도시로 육성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인구유입 대책이 크게 미흡(未洽)할 뿐 아니라 연관기업 유치 등을 통한 산.학.연 클러스터 조성방안도 제대로 강구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다.

혁신도시의 기본적인 요건을 갖추기 위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얘기이고 보면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혁신도시 건설사업은 정부가 엄청난 재원을 투입해 추진중인 국책사업인 만큼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추진하는 게 마땅하다.

더욱이 이번 사업은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을 유발하면서 정책평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균형발전정책이 오히려 지방주민들의 생활여건만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덮어둔 채 일부 지역에서 서둘러 착공에 들어가는 등 사업을 강행하는데 매달리고 있으니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혁신도시 건설이 과연 제대로 이뤄질지,국력을 낭비하는 결과만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憂慮)하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물론 지방경제가 균형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문제는 시장원리를 무시한 채 억지로 공공기관을 전국에 분산배치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이를 실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자체들이 경쟁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도록 만드는 게 근본 대책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