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메뉴
  • 복(福)이 들어오는 길을 따라서

    하루종일 유리장만 딱는다. 터키 이스탄불의 하루 일상이다.  필자는 터키에서 4년간 해외 주재생활을 한 적이 있다.  한국보다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주재원들이 출퇴근  가사 도우미를 두는 경우가 많다.  가사 도우미의 하루는 한국과는 다르다.  일을 시작하면서 유리창을 딱고, 일하는 시간의 절반을 유리창만 딱는다.  그들의 설명은 “유리창으로 복(福)이 들어오기에,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여야 한다”고 한다. 한국은 터키와는 다르다.  복은 나눔을 통하여 들어온다고 믿었다.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 必有餘慶).  선한 일을 많이 한 집안에는 후손에게 복이 미친다는 뜻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유효한 말이다.  선한 뜻으로 가까운 이에게 열 번 밥을 사면, 일곱 명은 잊어버린다.  그러나 나머지 두세 명은 언젠가 기억하고, 본인이 받은 호의를 다시 되돌려준다.  그러기에 적선은 “아낌없는 ” 과  ”언젠가”라는 두 가지 전제가 항상 붙는다.  Give and Take에 익숙한 우리 도시인에게 쉬운 일은 아니다. 나눔이 있는 양반들이 모여있는 곳.  경북 북부를 여행하게 되면, 예천군 용문면의 초간정(草澗亭)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정자중에서 가장 풍광이 좋은곳이다.  초간정은 “풀과 내가 있는 정자”라는 아주 담백한 뜻을 가진 곳이다. 정자는 자연 암반위에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지어져 있다.   흐르는 계곡과 함께 자리 잡은, 건물과 자연이 하나가 되어있는 곳이다.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도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 방영된 “미스터 션샤인”에서 애신(김태리)과 함안댁(이정은)이  한가한 오후 시간을 보내

  • 조선말 흑역사와 함께하는 고택 톺아보기

    경북 예천을 다녀왔다. 백두대간 인문답사지로 경북의 고택을 둘러보는 기행이었다. 아내 없이 혼자서 떠난 답사이다. 흔히 예천을 양궁의 고장으로 알고 있지만, 신라시대의 자료에도 지명이 보이는 오래된 곳이다. 조선시대에는 서울의 반이라고 하여, “반(半) 서울”로 불리기도 하였다. 예천 가까이에 가면 병암정(屛巖亭)을 들러보길 권한다. 큰길에서 멀지 않은 곳, 풍광이 아름다운 병암산 천연 암벽 위에 거대한 규모의 정자가 있다. 여름철에는 수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