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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적률 500%, 주택공급 확대 마법의 키일까?

    재개발과 재건축 시장에서 고밀 개발이 이슈입니다. 노후 도심에 용적률을 끌어올려 주택공급을 극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그간 제시된 접근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하거나 종전의 준주거지역에 적용되던 용적률 상한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 4종 주거지역의 신설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4종 주거지역을 신설해서 용적률 500%를 적용한다는 것은 충분히 검토할 수 있는 사안입니다.주거지역 용적률을 높이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상업지역이나 준공업지역 등과 달리 주거지역에서는 건축물 간 이격거리 등 주거지역 요건이 적용됩니다. 만약 4종 주거지역에서도 그렇다면 상업지역인 주상복합과 오피스텔에서 흔히 발생하는, 너무 가까운 동 간 간격이나 일조권 등을 둘러싼 분쟁 소지가 줄어듭니다. 설령 사업자가 주어진 용적률 상한을 모두 활용하지 못하더라도, 해당 지역 주거환경을 생각하면 거주자가 아쉬워할 필요는 없습니다.유의할 점은 현재 있는 1, 2, 3종 주거지역의 최대 용적률을 일부 상향하는 것으로도 정비사업의 촉진은 일정 수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한 번에 500% 수준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4종 주거지역은 충격 완화의 방안으로 검토 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4종 주거지역이 도입되면 정비사업조합을 포함해 최대 용적률을 적용받고자 하는 사업장이 많아질 것입니다. 이들이 원하는 대로 용도 변경이 이뤄지면서 난개발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습니다.때문에 4종 주거지역의 도입 등을 통한 용적률 상향을 검토할 논의사항이 아닌, 획기적인 문제 해결방안으로 다루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주택시장의 문제를 

  • 1년 맞은 2·4대책…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2·4대책 1년을 맞아 목표물량의 60% 수준인 50만호 입지를 후보지로 선정하는 등 전례없는 성과를 나타냈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떨어졌다는 통계까지 나오면서 정부는 2·4대책이 시장안정 효과를 냈다고 강조했습니다.헌데 2·4대책의 핵심은 ‘신도시’가 아닌 ‘서울 노후도심의 고밀개발’입니다. 주택공급의 성과는 입주가능한 실물주택이 얼마나 유의미한 물량으로 실현되느냐가 관건이었다는 얘기입니다.그러므로 2·4대책이 제시한 ‘3080 공급대책’의 성과를 ‘사업지 발굴’과 ‘지구지정’의 양으로 판단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습니다. 지자체가 추천했더라도 예정사업지들간에 편차가 있습니다. 주민동의율과 이들이 보유한 사업지 내의 토지면적이 비례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정비사업의 전형적인 문제점 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2·4대책의 주요 사업유형들도 서울의 대규모 주택공급방안으로 삼기에는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합니다. 우선 ‘도심복합사업’의 강제수용방식은 실현가능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신규택지와 달리 기존 도심은 이해관계자의 수가 많고 이들간의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사업동의율을 충족했더라도 반대 주민들의 토지를 물리적으로 강제수용하기 어렵고, 과도한 보상(현금청산)은 사업성을 저하시킵니다.‘공공재개발·공공재건축’은 ‘공공의 개발이익환수’를 전제로 합니다. 용적률 상향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 임대주택비율의 상향 등의 반대급부를 요구합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기가 쉽지 않

  • 주택 공급·도시 재생, 두 마리 토끼 잡을 서울시 공공기획

    지난 4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민간정비사업의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선거 직후부터 재건축단지들의 가격이 올랐습니다. 사실상 기대심리말고는 다른 요인을 찾아보기 힘든 결과였습니다. 이 때문인지 4월 말에는 서울의 주요 4개 정비사업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토지거래허가제가 시행됐습니다. 이런 조치는 탁월한 전략적 판단으로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재건축 안전진단처럼 서울시의 권한을 넘어서는 사안들이 여럿이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대선과 지방선거가 지금의 여건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잠시 템포를 늦추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종전과 달리 이번 토지거래허가제의 목적은 정비사업을 지속적으로 억제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후 5월26일에는 ‘주거정비지수제 폐지 등 6대 재개발 규제완화’가 발표됩니다. 이에 따르면 서울시는 중앙정부의 공공재개발 등과 대립각을 세울 것 없이 ‘민간정비사업에 공공의 참여가 믹스(mix)된 방식의 재개발(정비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 정비사업이 더욱 필요한 노후·낙후지역은 아무래도 ‘재건축 단지’보다는 ‘재개발 지역’이고, 멸실주택수를 넘어서는 주택공급확대에는 재개발이 더 효율적일 수 있기에 이런 내용은 무척 고무적입니다. 재건축단지보다 재개발지역의 주거환경여건이 악화된 경우가 많기에 우선순위로 보더라도 적절한 판단입니다. 서울시가 주도하는 ‘공공기획’의 도입도 함께 제시됐습니다. 이는 정부가 추진해왔던 공공재개발의 서울시 버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민간정비사업에 공공이 참여하는 기존 공

  • '그린&슬로우'화, 일본 소도시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운동이 활발히 전개되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콤팩트 시티화를 추진 중인 나가노현 고모로 시에 일본 최초로 전동 3륜 스마트 카트 'egg'를 시험운행한다. 이번 사업은 언덕이 많은 고모로시 역과 시청 주변지역을 시민과 관광객들이 새로운 교통수단인 신형 전동 카트를 이용해 생활 주변의 색과 소리, 냄새 등을 그린 슬로 이동성을 통해 일상의 모습을 느껴보라는 취지로 도입했다. 스마트...

  • 도시브랜딩: 노래하는 음유시인,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다.

    노래하는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다.  문화예술을 기반한 도시재생 사례와 도시 브랜딩 2016년 늦가을, 캐나다 몬트리올 시내의 한 건물에 중절모를 쓴 신사의 벽화가 완성되었다. Gene Pendon (제네펜돈)과 El Marc (엘마크)라는 두명의 아티스트와 13명의 스텝, 240통의 페인트와 수천 시간의 작업으로 완성된 이 초상화 속 주인공은 Leonard Cohen(레너드 코헨). 노래하는 음유시인으로 불리며 한국에선 1988년 발매된 “I’m Your Man” (아임 유어맨)이란 곡으로도 꽤나 친숙한 싱어송 라이터 이자 가수, 시인, 소설가, 영화배우로 활동했던 그가 세상을 떠난 후, 같은 해 고향인 몬트리올 에서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었다. 몬트리올 시내 중심부 크레센트 거리 (Crescent Street)에 자리한 이 건물은 원래 도시의 가난한 학생들이 거주하는 낡은 렌탈 아파트에 지나지 않았지만, 코헨의 초상화가 그려진 후 몬트리올을 방문하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꼭 한번씩 들러 인증샷을 남기는 도시의 새로운 명소가 되었다. 덕분에 밤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 했던 거리의 상권은 낮에도 활기를 띄었고, (물론 코로나 이전 이야기 지만) 도시는 또 하나의 스토리와 색을 입었다. 학창시절 수없이 오가던 익숙한 거리는 특별한 거리가 되어 돌아왔고, 그렇게 평범했던 대학가의 낡은 건물은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시인이자 소설가로 활동했던 코헨은 1960년대 중반즘 그리스의 히드라 섬으로 집필 활동을 떠났는데 그곳에서 그의 평생 작품속 뮤즈인 마리앤 일렌 (Marianne Ihlen)을 만난다. 1967년 발표했던 그의 첫 음반의 수록곡, “So Long, Marianne” (쏘롱, 마리앤) 은 두사람이 헤어지고 코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