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민정(20·성남시청)의 실격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킴 부탱(24·캐나다)을 향해 한국 누리꾼들이 도넘은 악플을 쏟아내 경찰과 캐나다 올림픽위원회까지 개입하고 나섰다.

최민정은 1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42초569)에 이어 간발의 차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사진 판독을 통해 임페딩(밀기반칙) 판정이 내려지면서 실격처리됐다. 이에 4위로 들어온 킴 부탱이 동메달을 가져갔다.

이후 킴 부탱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수천 개의 악성 댓글이 달렸다. 경기 직후 한국 누리꾼들이 킴 부탱의 소셜미디어를 찾아가 한글과 영어로 욕설을 도배한 것. 킴 부탱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은 모두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캐나다 언론 등에 따르면 부탱의 계정에는 "부끄러운 줄 알라", "너네 아빠가 그렇게 가르쳤나", "찾으면 죽이겠다"는 살해 협박까지 있었다.

이 사태에 대해 현재 캐나다빙상연맹이 캐나다 경찰과 올림픽위원회, 연맹 등이 공동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우리 선수들의 건강과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캐나다빙상연맹과 보안 인력, 캐나다 경찰과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톰 해링턴 CBC 기자는 트위터에 "평창올림픽의 어두운 면"이라며 "킴 부탱이 트위터 계정을 잠갔는데 이는 캐나다 경찰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그녀가 받은 살해 협박과 온라인 공격을 조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14일 일일 브리핑에서 ""올림픽은 우호의 정신을 바탕으로, 친선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경쟁이다. 이런 형태(사이버 공격)가 이전에는 없었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고 받는 글을 (IOC가) 통제할 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온라인상의 공격에서 선수들을 보호해야할 필요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일단 각국 NOC가 신경을 써야할 일이라고 본다. 킴 부탱의 경우는, 캐나다 NOC가 자국선수 안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예진 한경닷컴 기자 geni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