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중심으로 생각할때 요즘은 다른 어느부문보다 ''최악의 시기''임이
분명하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다.

그러나 힘든 시절을 탓하고만 있으면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지금은 골퍼들을 비롯 골프계 전체가 ''현시대의 요구''를 겸허히
받아들여야할 때로 생각된다.

지금 ''골프의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다시 오랜기간 ''사치성
운동으로서의 골프''가 지속될 것이다.

골프계 각부문이 ''취해야할 바''를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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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퍼들 =골프가 표적이 되고 골프에 대한 비난이 강화된다면 그것은
몽땅 골프들 자신의 책임으로 귀착된다.

자신의 골프를 돌이켜볼때 분명 낭비요소가 있고 빼내야할 거품이 있을
것이다.

어렵고 거창하게 생각할것 없다.

골프장에 갈때는 4명이 차 한대로 가고 라운드자체도 최대한 알뜰하게
추구해야한다.

골프에 만큼은 무조건적으로 투자했던 이제까지의 버릇도 안녕을 고할수
밖에 없다.

물론 이싯점의 "해외골프"는 생각할수도 없다.

골프에 대한 비난을 섭섭히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부터
골퍼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그래야 어느날부턴가 골프가 정당한 대접을 받을 것이다.

<> 골프대회 주최자들 =최악의 경제위기니만큼 "내년엔 골프대회가
줄어들고 또 규모도 축소될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그런데 그같은 전망이 "거기에서만 그친다면" 지극히 무책임하고 지극히
단순한 발상이 아닐수 없다.

왜냐하면 "그런 분석속에는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는 의지도 없고 또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골프대회주최기업이나 관련협회들은 "아주 검소한 형태의
대회"를 연구해야 한다.

"검소한 대회를 위한 방법론"은 많다.

우선 프로암대회같은 해프닝적 성격의 주변행사나 갤러리 경품, 또는 각종
치장물들을 없앨수 있다.

대회에 따라 다르지만 대회운영비용이 상금의 2-3배에 달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같은 운영경비를 대폭 줄이면서 "경기적 측면"에만 충실하자는
개념이다.

"그래야 한다"는 선입관 없이 효율적운영을 한다면 대회예산을 몇십%는
줄일수 있을 것이다.

상황이 어렵다고 대회자체를 없앤다면 그것은 스포츠의 속성이나 도약기에
있는 우리나라 골프 그리고 골퍼들의 열망에 반하는 결정이 되지 않을까
한다.

또 차제에 "TV중계권료를 반드시 받는 방안"도 대회스폰서들은 강구해야
할것이다.

<> 골프관련 협회 =사실 대한골프협회나 한국프로골프협회 그리고
여자프로골프협회는 지금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뻔히 상황이 예상되는데도"

가만히 있는다면 그것역시 너무도 무책임하다.

위와같은 방안을 제시한다거나 또는 검소한 대회를 위한 어떤 결의등
행동을 보여주면서 "구체적 대처"에 나서야 한다.

기업이나 협회의 내년 예산은 "지금" 짜여지고 있다.

내년봄까지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는 늦었을지도 모른다.

발표가 난후 당황하지 말고 이제라도 발벗고 뛰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골프관련협회들은 대회자체뿐만 아니라 골프계전반에 깔려있는 낭비요소나
거품이 무엇인가를 분석, 그것을 몰아내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

뭔가 변하는 모습을 협회부터 보여줘야 하는 것.

<> 골프장 =골프장들이야말로 정신차릴때이다.

골프장의 존재이유는 골퍼들이 있기 때문이고 프로들이 있기 때문이며
그 이전에 골프가 있기 때문이다.

이땅의 골프가 멍들면 골프장도 멍들게 마련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골퍼들이 몰려올 것이라는 안이함과 돈을 많이 줘야만
골프장을 빌려주겠다는 태도는 이제 접어둬야하는 싯점이다.

적어도 내년에는 합리적수준에서 대회장소를 빌려주고 또 그린피나 기타
이용료등도 동결내지 인하의 "표시"가 필요하다.

골프장들의 모임인 한국골프장사업협회는 바로 요즘같은 때 그들 모임의
존재이유를 보여줘야 한다.

골프장자체에서 줄일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골퍼들의 분위기를 검소하게
이끌수 있는 "골프장들의 조치"를 가시화시켜야 한다.

상징적으로나마 골프비용에 대한 어떤 조정을 실시하는 것이 요즘 정서에
맞다.

<> 골프용품업계 =국산골프채생산업체들은 기회가 될수도 있다.

질좋고 합리적가격의 국산골프용품을 이번 기회에 정착시킬수 있다.

국산골프클럽의 경쟁성을 지금 확보하지 못하면 영원히 수입채에 밀린다는
각오가 긴요하다.

< 김흥구 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