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축구선수 황의조가 29일 공개한 자필 입장문. /사진=연합뉴스, 법무법인 정솔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축구선수 황의조가 29일 공개한 자필 입장문. /사진=연합뉴스, 법무법인 정솔
일주일 만에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황의조(31)와 관련한 여론이 반전됐다. 한 주 전 엘살바도르와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긍정적인 언급량이 부정 언급량의 3배를 웃돌았으나, 사생활 폭로 글이 퍼지면서 부정 언급량이 긍정의 4배를 웃돈 것이다.

사생활 의혹의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폭로 자체는 명백히 불법이기 때문에 폭로자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한편, 합의된 촬영이라도 충격이라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그를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골 넣어 좋다했는데 '충격'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6월 5주(26~29일) 황의조에 관한 부정 키워드 언급량은 9301건으로 긍정(2107건)의 4배를 웃돌았다. 전주에는 긍정 6385건, 부정 1877건을 기록한 것과 사뭇 대조적인 분위기다.

세부 키워드를 살펴보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좋다', '골 넣다', '기분 좋다' 등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나, 이번 주에는 '잃어버리다', '논란', '충격'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황의조 측이 해당 의혹 확산 후 휴대폰을 분실했다고 해명한 부분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폰을 잃어버리는 바람에 유출됐다는 것이냐" 등 지적이 나온 것이다.
황의조 관련 주간 긍부정 키워드 추이. /사진=썸트렌드
황의조 관련 주간 긍부정 키워드 추이. /사진=썸트렌드
황의조 관련 주간 긍부정 키워드 추이. /사진=썸트렌드
황의조 관련 주간 긍부정 키워드 추이. /사진=썸트렌드
실제 29일 "불법적인 행동을 한 사실이 없다"라며 폭로자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그의 자필 입장문을 주요 언론사들이 보도하자 기사마다 "중립기어 박기엔 상황이 본인한테 너무 안 좋다", "왜 촬영을 하냐" 등 대부분 폭로자보다 황의조를 겨냥해 비판하는 댓글들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이러한 여론은 정치권에서 나온 목소리와도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 "해당 선수가 혹여 불법 촬영 가해자로 밝혀진다고 해도 불법 유포의 피해자인 점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N번방, 디지털 교도소의 사례와 다르지 않다"고 쏘아붙였다. 문성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26일 페이스북에서 "황의조가 관계 정립을 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폭로자는 왜 관계를 정립하지 않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냐"고 유포자를 비판했다.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의조는 현재 온라인상에서 성희롱을 비롯한 온갖 2차 가해에 시달리고 있다"이라면서 "피해자는 남녀를 불문하고 보호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 나왔다. 27일 양지민 변호사는 YTN 더뉴스에서 "여성이 촬영을 동의해서 했고, 황의조 선수가 소지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특별하게 문제 삼는 것이 없다면 두 사람 간의 관계(문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데 그게 아니고 여성이 '나는 교제했을 당시 이런 영상이 찍힌 줄도 몰랐다'고 하는 순간 성폭력처벌법이 성립하는 것"이라며 "촬영물이 하나라고 하더라도 징역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다수의 피해자가 있다고 한다면 (황의조 선수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출처=구글 트렌드
출처=구글 트렌드
구글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 /출처=구글
구글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 /출처=구글
황의조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한 주간 다른 이슈를 다 덮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통상 구글에서 24시간 내 검색 횟수가 5000~2만번 급증하면 일별 인기 급상승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데, 황의조의 경우 지난 24일에는 20만회, 25일에는 50만회가 검색될 정도로 대중에게 '충격'을 안긴 것으로 보인다.

검색량 지표인 구글 트렌드로 보면 그의 주간 검색량이 17을 기록했을 동안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귀국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만 나이 등 정치권 인사 및 이슈는 0에 수렴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