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취업을 앞둔 대학생입니다.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와 관련해 미국 경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요. 지난 6월28일자 한국경제신문 경제면에서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1.9%로 확정됐다는 기사를 읽었어요. 지난번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9% 증가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미국보다 낮은 것인가요?

A. 결론부터 알려드리면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인 전기 대비 0.9%를 미국과 같이 연율로 환산하면 3.5% 정도가 돼 미국의 성장률 1.9%보다 훨씬 높아요.

◆연율이란

연율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전분기 대비 성장률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annualized quarterly growth rate)한 것을 말해요. 전기 대비 성장률이 해당 분기 경제성장의 실적치인 데 비해 연율은 해당 분기의 성장률로 1년간 성장하는 것을 가정해 계산한 그 분기의 성장속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느 자동차가 10분간 10㎞를 주행하였을 때 주행속도는 ‘1㎞/분’ 또는 ‘60㎞/시간’으로 표시할 수 있겠지요. 연율도 이와 마찬가지로 분기의 성장을 연간 기준의 속도로 변환시킨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장률을 연율로 표시할 경우 분기 경제성장률과 연간 성장률을 똑같은 기준에서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요. 연율로 표시되는 대표적인 지표는 금리를 예로 들 수 있겠는데 만기가 1개월, 3개월, 6개월, 1년인 정기예금의 금리를 모두 연율로 표시할 경우 만기별 금리를 한꺼번에 비교할 수 있겠죠.

분기 성장률을 연율로 정확히 환산하기 위해서는 백분율 형태의 성장률이 아닌 ‘전기 대비 증가 비율’에 4제곱을 해야 됩니다. 전기 대비 성장률이 1%인 경우 ‘전기 대비 증가 비율’은 1.01이 되는데 이 값을 4제곱해 계산해야 하는 겁니다. 만약 월지표를 연율로 환산할 경우는 12제곱을 해야 하겠죠. 간단한 숫자로 보면 전기 대비 성장률이 1.0%라고 할 때 연율은 4.1%가 되는데 계산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복리이자를 계산할 때 원금에 이자가 계속 덧붙여져 계산되는 원리와 같다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미국처럼 분기 경제성장률을 연율 형태로 발표하고 있는 것은 국제적으로 보면 매우 예외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분기 성장률의 주지표로 연율을 채택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밖에 없어요. 주지표는 성장률 발표 시 전면에 내세우는 통계를 의미하는데 대부분의 OECD 회원국들은 연율로 환산하지 않은 전기 대비 성장률을 주지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본, 캐나다, 멕시코가 연율 형태의 성장률을 주지표가 아닌 참고지표로 발표하고 있을 뿐이에요. 따라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반드시 비교국가와 같은 기준으로 환산해야 합니다. 매번 정확히 계산하기 어렵다면 비교대상국 전기 대비 성장률의 4배의 값을 미국 성장률과 비교하면 돼요. 엄밀하게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아요.

◆연율 이용 시 주의할 점

연율은 엄밀한 의미에서 실적치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연율이 연간의 실적치가 아니란 점을 안다면 어느 한 분기의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의 연율을 해당 연도의 연간 성장률을 대략적으로 추산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겠죠. 즉 경제성장률의 전기 대비 연율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가늠하는 지표로서 의미를 가지려면 어느 분기의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상당 기간 같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하는데 실제로 그럴 경우는 매우 드물고 이에 따라 연간 경제성장률과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의 연율은 차이가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따라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전기 대비 성장률의 연율을 사용해 연간 성장률을 가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고 있어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전기 대비 성장률

분기 성장률은 연율 형태 외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전기 대비 성장률이 있어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말 그대로 작년 같은 분기와 비교해 경제가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전기 대비 성장률은 직전 분기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는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해당 분기만이 아닌 지난 1년 동안의 경제활동이 누적 반영된 성장률로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연간 성장률과 비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해당 분기의 경제활동 변화 모습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나타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요.

그러나 전기 대비 성장률은 이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의 단점을 상당 부분 해결해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국면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때 전기 대비 성장률은 플러스로 나타날 수 있지요. 2009년 2분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로 보면 2.5%로 나타나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이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여전히 -2.1%를 기록해 경기가 회복되는 상황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전기 대비 성장률은 경기흐름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포착하는 장점이 있어 OECD는 단기의 경제흐름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전기 대비 성장률을 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지요.

이에 따라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전기 대비 성장률을 분기 경제성장률의 주지표로 사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06년 1분기부터 전기 대비 성장률을 주지표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분기의 경제상황을 파악하거나 국가 간 비교 시 전기 대비 성장률을 중심으로 활용하고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과 연율은 참고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요.

김영환 <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소득총괄팀 과장 >

■ 독자퀴즈

다음의 분기 경제성장률 지표 중 경기흐름을 더 신속하고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은

(1)연율 (2) 전기 대비 성장률 (3)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4) 전년 말기 대비 성장률 (5)전년 매월 대비 성장률


▶퀴즈 응모요령 : ‘한경닷컴 재테크’(http://www.hankyung.com/ftplus) 코너에서 매주 토요일까지 정답을 맞힌 응모자 중 추첨을 통해 10분께 CGV 영화상품권을 2장씩 드립니다. 당첨자는 매주 월요일 한경닷컴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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