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상대적으로 부자동네인 강남구 공무원들의 청념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역시 대형사업이 많은 건설공사 쪽의 부패가 가장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가 4일 발표한 "반부패(청렴도)지수 평가"에서
드러났다.

반부패지수는 최근 1년간 위생 세무 주택.건축 건설공사 소방 등 5대 민원
업무를 봤던 시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점수화한 "반부패
체감도"와 직원교육 정보공개현황 등 민원관련 부서의 "반부패 노력도"를
더한 수치다.

서울시가 설문항목 등 지수체계를 개발했으며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이
조사했다.

<>분야별 비교 =반부패지수(청렴도)는 1백점 만점에 평균 74.8점이었다.

건설공사(71.4점) 분야의 지수가 가장 낮았다.

이어 주택.건축(72.9점) 세무(73.8점) 위생(75.7점)의 순이었다.

소방행정의 청렴도(80.4점)가 그중 높았다.

"이권이 있는 곳에 부패있다"는 일반의 선입견이 어느정도 맞아 떨어진
셈이다.

민원인들이 느낀 반부패 체감도는 더 나쁘다.

1백점 만점에 평균 64점에 불과했다.

분야별로는 건설공사가 58.7점이었다.

그 뒤는 주택.건축(60.8점), 세무(63.6점), 위생(67.5점), 소방(69.5점)의
순이었다.

<>구청별 비교 =성동구와 동대문구가 3개 분야에서 청렴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서민층이 많이 사는 곳이다.

서울시의 25개 자치구중 가장 부자 동네인 강남구는 소방 분야를 제외한 4개
분야에서 모두 하위권에 포함됐다.

"뇌물"을 가장 심하게 밝혔다는 얘기다.

재산이 넉넉할수록 정상적인 질서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과도 통한다.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설문조사에 응한 8천7백89명중 최근 1년간 담당
공무원에게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인 6백98명에
달했다.

여전히 "상전"인 공무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분야별로는 금품.향응을 제공한 사례가 건설공사(21.0%)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그 다음은 주택.건축(12.5%) 소방(6.2%) 위생(5.3%) 세무(4.3%)등의
순이었다.

50만원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했다는 응답자 역시 건설공사 분야에서
25.3%로 가장 많았다.

주택.건축은 13.7%,위생 9.6%,세무 8.1%,소방 4.1% 등이었다.

각 민원부서의 제도개선과 규제정비 정보공개 노력 등을 평가한 반부패
노력도는 1백점 만점에 평균 90.2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왔다.

분야별로는 위생(87.4점), 세무(88.3점), 건설공사(89.5점), 주택.건축
(90점), 소방(95.8점)의 순이었다.

<>의미와 문제점 =서울시가 자체 개발해 첫 평가를 실시한 반부패지수는
민원업무를 직접 이용한 시민들이 느낀 공직사회의 부패정도를 수치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서울시는 국제투명성기구(TI)의 부패지수나 여타 여론조사가 공직 비리에
대한 막연한 의식에 바탕으로 둔 간접조사 결과인 데 비해 이날 공개한
반부패지수는 시민들의 구체적인 체험이 반영된 지수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평가와 조사 방법의 큰틀을 조사대상인 서울시가 짠 만큼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견해도 있다.

특히 청렴도 상위권을 중심으로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나머지는 공개하지
않아 스스로 투명성을 훼손시켰다는 지적도 있다.

< 남궁덕 기자 nkduk@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