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5%·가전 무료 제공에…'완판' 행진
하반기 들어 수도권 분양 단지가 1순위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분양시장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집값 반등과 금리 안정세가 분양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서다. 이와 함께 건설사가 기존 미분양 아파트를 대상으로 계약금 비중을 줄여주는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 것도 청약시장 분위기 전환에 한몫하고 있다. 신규 분양 단지도 계약금 분할 납부와 시스템에어컨 무상 제공 등 다양한 혜택을 앞세워 청약 흥행몰이에 나서고 있다.

○금융 혜택 내세워 미분양 소진

1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6388가구로 전달보다 3.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7만5438가구까지 치솟은 미분양 주택은 3월부터 넉 달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인천의 미분양 물량이 6월보다 20.2% 줄어든 것을 비롯해 대구(10.4%), 대전(14.7%) 등 미분양이 쌓인 지역에서 감소세가 뚜렷했다.

건설사가 다양한 판매 촉진 전략을 구사한 게 미분양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이앤씨가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에 공급하는 ‘더샵 아르테’는 계약금 비중을 10%에서 5%로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며 잔여 물량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두산건설이 부산 남구 우암동에 짓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오션시티’도 계약금 비중을 5%로 조정하고, 시스템에어컨을 무상으로 제공하면서 지난달 ‘완판’ 단지에 이름을 올렸다. 3월 1순위 청약 때 1878가구 모집에 청약 1136건만 접수돼 700여 가구가 미달했던 단지다.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낮추는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이 미분양 해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화성시 봉담읍 동화리에 들어설 ‘봉담 중흥S-클래스 센트럴에듀’는 선착순으로 분양하고 있다. 1차 계약금을 1000만원만 내면 되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을 제공한다.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6개월 후 전매할 수 있고 실거주 의무가 없는 것도 실수요자뿐 아니라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요인이다.

○전기오븐 등 다양한 옵션도 제공

신규 분양 아파트도 다양한 혜택을 내세워 조기 완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계약금 부담을 줄여주는 금융 혜택이 대표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강원 속초시 금호동 ‘힐스테이트 속초’(투시도)를 분양하며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60% 전액 무이자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이 단지는 지하 3층~지상 25층, 11개 동, 925가구(전용면적 84·104㎡) 규모로 조성된다. DL이앤씨는 강원 원주시 판부면에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을 분양하며 계약금을 분납할 수 있도록 했다. 계약금 10%는 5%씩 두 차례로 나눠 낼 수 있고, 2회차 계약금은 이자를 지원해줄 예정이다. 중도금 대출은 전액 무이자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5층, 6개 동, 572가구(전용면적 59~102㎡)로 이뤄진다.

발코니를 무료로 확장하거나 가전제품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단지도 관심을 끈다. 경기 광명시 광명2동에 지어질 ‘광명 센트럴 아이파크’(1957가구)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를 시행하면서 일반분양 가구에 전용 창고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난 8일 당첨자 발표 후 계약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분양하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가구)는 모든 가구에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에어컨, 하이브리드쿡탑, 전기오븐 같은 옵션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자 건설사가 미뤄온 분양에 나서고 있다”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단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