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 모습. 사진=뉴스1
서울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 모습. 사진=뉴스1
아파트 대체재로 각광받았던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에서 최근 매수세가 약해지고 있다.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해진 데다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아파텔의 인기가 이전같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DSR 규제 확대 적용에…'아파텔' 거래 줄고 가격 뚝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거래 건수는 총 2648건(지난달 31일 신고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4923건)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직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있긴 하지만 거래량이 이례적으로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수도권에선 ‘아파텔 광풍’이 불었다. 아파트값이 급등한 데다 아파텔은 통상 담보인정비율(LTV)이 70%까지 적용돼 상대적으로 대출을 통해 매수 자금을 마련하기가 쉬웠다. 아파트와 비슷한 평면을 갖춘 아파텔에 매수세가 몰린 이유다. 지난해 11월 경기 과천에서 공급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은 89실 모집에 12만4426명이 몰렸다. 평균 1398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아파텔을 비롯한 오피스텔 매매 건수가 급감한 원인 중 하나로 대출 규제가 꼽힌다.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오피스텔, 상가, 빌딩, 토지 등 비주택담보대출에도 차주별 DSR 규제가 적용된다.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길 경우 DSR 40%를 적용받아 소득이 낮을수록 대출 가능 금액이 대폭 줄어든다.

실제로 시장에선 매수세가 꺾이면서 기존보다 하락한 거래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 광교신도시 ‘광교 힐스테이트레이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8억4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7월 10억45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원 넘게 떨어졌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덩치가 큰 아파텔일수록 매수세가 끊겨 거래 자체가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구 등 지방에선 아파텔 분양권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사례도 나오고 있다.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고 추가 금리 인상 등이 예고되면서 아파텔 수요가 더욱 쪼그라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오는 7월부터는 대출 총액이 1억원을 넘으면 DSR 규제가 적용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텔은 어디까지나 아파트 대체재 성격이 강하다”며 “일부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곳을 제외하면 아파트보다 가격 조정폭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