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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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2030세대)가 아파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서울 아파트 매수 비중은 줄어 들었다보는 하지만 여전합니다. 특히 이들의 아파트 매수에는 베이비부머의 후원까지 뒷받침되기에 더 중요합니다.

상반기에는 노도강(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으로 명명되는 외곽지역이 많이 올랐고 하반기에는 강남4구 등 핵심지역이 번갈아 가면서 오르는 이유도 부모와 자녀들 모두 주택시장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주춤한 분위기긴 합니다. 올해 7월 44.81%였던 2030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비중은 10월 현재 40.0%로 줄어들었습니다. 상반기엔 50%를 넘어섰던 노원구도 45.3%까지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매수세가 주춤하면서 매물도 쌓이는 중입니다.

MZ세대, 직주근접 중요성 커져

MZ세대가 주택시장의 핵심 수요층으로 급부상하면서 이들이 찾는 지역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이들의 거주비율이 높은 곳은 어디이며, 이들 지역은 어떤 공통점을 가질까요? 2021년 11월 현재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현황 자료를 분석하면 관악구(39.8%)가 거주민 중 MZ세대의 비중이 가장 큰 지역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 △광진구(34.2%) △영등포구(34.0) △마포구(33.9%) 순으로 지역 내 MZ세대들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관악구, 마포구, 영등포구, 광진구 등 이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모두 업무지구와 가까운 공통점이 있습니다. 업무지구의 배후 주거지역입니다. 관악구는 강남이라는 업무지구와 접근성이 좋으며 상대적으로 주택가격도 저렴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마포구는 광화문, 종로 등 중심업무지구(Central Business District)와 가깝습니다. 영등포 또한 중심업무지구 중 하나인 여의도가 포함되어 있는 곳입니다. 광진구 또한 다리 하나만 건너면 강남으로 출퇴근이 쉽긴 마찬가지입니다.
MZ세대는 앞으로 어디에 살까요?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MZ세대들의 주거이동에 관한 실태조사를 보면 ‘직주근접을 위해 혹은 직장변동(취직, 전근)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고 두 번째로 많은 응답 또한 ‘교통이 편리하고 입지가 좋은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따라서 절반이상의 MZ세대들이 집을 옮기려는 가장 큰 요인은 직장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투자목적과 교육환경 때문에 주택을 구입했던 베이비붐세대에 비해 MZ세대들은 실수요자가 많이 분포하기 때문에 직장과의 접근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는 과거 베이붐세대와는 다르게 직장에서는 초과근무를 시키기가 쉽지 않고, 맞벌이 부부가 많은 점 등을 고려하면 '직주근접'이라는 명제는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 ‘직주근접’ 보다 더 강력한 투자 격언은 없습니다. 주택시장에서 직장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내 집 마련 조건에서 직주근접이 중요시되면서 주택 구매여력이 높은 전문직, 연구직, 대기업 직장인 등이 많은 업무밀집지역의 주거가치는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직장에서 퇴근 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는 라이프스타일의 변화가 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직주근접을 더욱 가속화시킬 겁니다.

"도심 매력도 커질 것"

OECD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평균 편도 통근시간은 62분으로 회원국 전체 평균인 28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시간을 출퇴근에 허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르웨이(14분), 스웨덴(18분) 등 북유럽 복지국가들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무려 3~4배에 달합니다.

또 다른 통계에 의하면 우리 노동자들의 수면시간은 OECD회원국 평균보다 2시간이나 적다고 합니다. 직장으로의 출퇴근이 원활하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보여 집니다. 직주근접이 주거문화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통근시간과 근무시간이 다른 선진국에 비해 긴 우리나라의 경우 업무밀집지역과의 접근성을 고려한 투자는 필수적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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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을 고려한다면 강북 도심의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서울 도심의 대표적인 지역인 종로구와 용산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강북 도심이 가진 상징성과 인프라 등을 고려한다면 현재의 가격 차이는 과한 듯도 합니다. 강남 재건축이 지지부진하고 반면 강북 도심에서 정비사업과 도시재생이 빠르게 진행된다면 이 격차 또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같은 직주근접 지역들은 수요가 꾸준해 정부의 규제와는 무관하게 청약경쟁률도 높고 입주 후에는 주변지역보다 아파트 시세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 부동산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더라도 집값이 크게 하락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통근시간을 큰 기회비용으로 여기는 MZ세대들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생활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직주근접이 가능한 도심의 투자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에서 주택가격이 가장 높은 지역은 애서튼(Atherton)입니다. 실리콘밸리의 고급배후주거지인 애서튼이 맨하튼을 넘어선 사례를 참고하면 답이 나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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