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MZ세대는 조직에 '공정'을 바란다
인구의 34%가량을 차지하는 MZ세대(1980~2000년대생)는 사회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지만 개별 기업 단위로는 주축을 이루는 주력 집단이다. 주요 기업 임직원의 50%가량을 MZ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그들을 조직에 원활하게 융화시키기 위해 이 세대가 원하는 것을 알고자 하는 노력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공정’이 핵심 화두로 부상했다.

《공정한 보상》은 신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가 MZ세대가 요구하는 공정한 성과 평가와 보상이란 무엇인지를 집중적으로 파고든 책이다. MZ세대와 일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열심인 기업들에 현실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세대를 이해하는 유용한 팁을 제공한다.

저자가 보기에 MZ세대는 공정성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집단이다. 대학 입시부터 기업 입사까지 치열한 경쟁을 수반하는 토너먼트의 연속으로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교육과 노력, 능력과 실력으로 계층 사다리를 올라간다는 철학을 깊이 체화했다. 이들에게 평가와 경쟁은 일상이자 시대정신이다.

무엇보다 이 세대가 중시하는 것은 시스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불합리한 일이 발생하거나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불만을 표현한다. 노력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고 싶다는 바람도 직설적으로 표출한다. 대표적인 것이 2019년 SK하이닉스에서 빚어진 성과급 논란이다.

달라진 환경도 구세대와 MZ세대 간 차이를 키웠다. 3%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경험한 적이 없는 MZ세대에게 미래는 비관적일 수밖에 없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자리 잡지 못했고, 조직 내 승진에도 관심이 없다.

문제는 대다수 기업의 보상 시스템이 여전히 과거의 틀에 맞춰진 탓에 MZ세대가 납득하고 수긍할 수 있는 성과 평가와 보상이 요원하다는 점이다. 이에 저자는 새 시대에 맞는 보상 체계를 하루빨리 도입할 것을 주문한다. MZ세대가 단기평가와 현재의 보상에 관심이 큰 만큼, 과감하게 성과에 기반한 보상을 기존 시스템에 추가하자는 것이다.

이 같은 제안이 공정한 보상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답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그렇지만 해법을 찾는 시도를 더는 늦출 수 없다는 점만은 분명해 보인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