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노형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노형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및 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제주 부동산 시장은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는 지난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들어서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에서 10억원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왔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대림2차 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84㎡가 10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5억9997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만에 4억원이 올랐다. 366가구인 이 아파트의 매물은 5개에 불과하다. 대형인139m²는 16억2000만원에 매물 호가가 나와있다.

노형동의 대장 아파트들도 10억원에 육박하는 거래가가 나왔다. 노형2차 아이파크 전용 84㎡도 지난해 9월 7억500만원에 거래됐던 것이 올해 9월에는 9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인근에 위치한 노형해모로루엔 역시 전용 84㎡ 실거래가가 같은 기간 6억1500만원에서 9억5000만원으로 급등했다.

노형동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한 대표는 "제주 현지 수요도 있지만 올해 들어 외지인들의 주택 매입이 부쩍 늘었다"며 "(제주도의 인프라가 부족한 편이다 보니) 지역 명문학교가 가깝고 대형마트, 공항 등 인프라가 뛰어난 노형동 일대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5% 올랐다. 상승폭도 전주 0.33%에 비해 0.02%포인트 확대됐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23%를 기록하며 전주 0.24% 대비 상승세가 0.01%포인트 떨어졌다.
제주시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주시 일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상승폭이 둔화되고 있지만, 제주 지역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제주 지역 아파트 매매가격 누계 상승률도 18.38%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계 기준으로 1.51% 하락하며 전국에서 유일하게 집값이 떨어졌던 상황이 올해 역전됐다.

노형동의 또다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20년 된 곳이나 200가구가 채 되지 않는 곳이 '대장 아파트'일 정도로 제주도는 공급이 부족한 지역"이라며 "공급은 적은데 수요가 늘어나니 신고가 갱신이 이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제주에서 거래된 주택 3분의 1은 외지인이 사들였다. 올해 1~9월 제주에서는 9351건의 주택매매거래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28.7%에 해당하는 2692건은 제주 외 거주자가 매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외지인의 주택 매입이 1928건에 그쳤던 것에 비해 약 39.6% 증가한 수치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비규제지역이라는 투자 매력과 자녀의 제주국제학교 진학, 청정한 환경 등의 장점에 제주 지역에서 세컨드하우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