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가를 호남, 투표율은 저조…명-낙 유불리 촉각(종합)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의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순회경선의 투표율이 정작 예상보다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세론'을 조기에 굳혀 본선에 직행하려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텃밭' 호남에서의 지지를 토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이낙연 전 대표는 투표율 추이에 따른 유불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추석 연휴간 블랙홀처럼 다른 이슈를 빨아들인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이나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승부수 등이 호남의 바닥 표심에 어떻게 반영될지가 관건이다.

23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광주·전남 지역의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에는 전체의 40.29%가 참여했다.

40% 선을 턱걸이하기는 했으나, 앞선 대구·경북(63.08%), 강원(44.13%), 세종·충북(41.92%) 등의 수치에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더욱이 호남이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관심도가 기대 이하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2일차인 이날 오후 6시 현재 투표율이 34.76%에 머무르며 광주·전남보다 더 저조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전남 경선 결과는 오는 25일, 전북은 26일 각각 발표된다.

각 캠프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으며 저마다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밑바닥 조직이 가동됐으면 투표율이 올라갔어야 할 텐데, 까보니 강원보다도 낮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전남 영광 출신으로 전남지사까지 지낸 이 전 대표가 '안방' 호남에서 조직표를 대거 끌어모으지 못한 이상, 결국 이 지사의 대세론을 꺾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이낙연 캠프에서는 앞선 추석 연휴 기간 부상한 '대장동' 의혹으로 인해 이 지사 지지층이 이탈한 것이 투표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상반된 시각이다.

이 전 대표의 한 측근 인사는 "바닥 민심이 대장동 이슈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주자'는 분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도 혼전 양상이다.

이날 공개된 매일경제·MBN 의뢰 알앤써치 조사(21∼22일,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를 보면 민주당 내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이 지사는 34.2%, 이 전 대표는 30.2%로 집계됐다.

반면 광주·전남·전북 등 호남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49.7%로 나타나 39.1%인 이 지사를 앞질렀다.

결국 어느 쪽이 이기든 호남에서의 '명낙대전'은 한 자릿수 접전으로 결판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양 캠프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 지사 측의 한 의원은 "전남에서는 이낙연 후보가 이재명 후보에게 근접하게 붙을 수 있지만, 광주에서는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본다"며 "전북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확실하게 승리해 누적 과반 득표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전남은 이낙연 후보 우위로 돌아섰고, 전북도 차츰 '호남 동류의식'에 따라 동조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전남에서 얼마나 크게 이 지사를 제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