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관 논란 해명…"헌법 가치 존중, 사람 중심 혁신은 현 정부와 일치"
"뉴라이트 생각해 본 적 없고 회원도 아니다"…"국가에 공헌할 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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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31일 독재 미화와 뉴라이트 역사관 옹호 논란과 관련해 "역사에 무지해 생긴 일"이라면서 "국민 여러분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 후보자는 "국가에 공헌할 일이 있다"면서 자진해서 사퇴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신문 칼럼에 (제가) 건국 70주년이라고 쓴 것을 확인했는데 부끄러운 일이지만 건국과 정부수립의 개념이 다르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자는 2015년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할 때 제출한 연구보고서에서도 1948년 정부수립을 '건국'으로 보고 이승만 정부 당시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립을 위해 독재가 불가피했다고 적었다.

이는 1919년 상해 임시정부 수립을 건국 시기로 규정한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 인식과는 대립하는 것이다.

박 후보자는 "헌법 관련 문장을 살펴봤고 역사학자의 해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대한민국 국민 한사람으로 헌법에 기술된 헌법 정신 가치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는 보고서와 함께 촛불시위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에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이영훈 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를 초청해 역사관 논란에 휩싸였다.

이 전 교수는 헌법에 명시된 상해 임시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삼자는 주장을 최초로 한 뉴라이트 학계 대부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는 "뉴라이트를 들어본 적이 있지만, 그 운동이 어떤 성격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고 회원도 아니다"면서 "그분(이영훈 교수)이 옳다, 그르다는 것에 대한 판단과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 이념적 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그동안 저의 에너지의 99% 이상을 교육과 연구, 창업생태계 만드는 데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청와대와 생각이 달라도 장관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정치적 이념적으로 진보, 보수를 고민해 본 적이 없지만 새로운 시대의 사람과 혁신이 중요하다는 문재인 정부에 100% 동의한다"면서 "사람 중심의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는 신념에는 이 정부와 차이가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아니라 전문인으로 국가에서 헌신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촛불집회에 참가해 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자신의 역사관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박 후보자는 "1953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못살던 나라가 이제 전 세계 수출 6위국이 됐다"며 "우리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가 열심히 일했구나, 감사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민지를 겪은 나라 중에 산업화와 민주화에서 이 정도 발전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며 "아버지와 할아버지 세대가 큰 그림에서 보면 잘못한 것보다 잘한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자녀의 이중국적에 관해서는 "미국에 일하러 가 있는 3년 동안 둘째와 셋째를 낳았고 미국에서 살아야 했기 때문에 미국 시민권을 등록했다"면서 "아직은 만 15세, 13세로 어리기 때문에 국적을 선택할 때 본인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려고 한다"고 해명했다.

부인이 아파트 분양권 다운계약서 거래를 통해 탈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제가 바빠서 하지 못한 불찰이다"면서 "자녀들 통학문제로 급하게 하다가 그렇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진화론을 부정하고 성경 내용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겠다는 한국창조과학회 이사로 활동해 종교적 편향성 논란을 빚은 박 후보자는 자신의 종교가 중기부 장관 직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대표를 맡은) 포스텍 투자회사 기술이전 수익료, 주식판매대금의 60%가 바이오에서 나오고 있다"며 "그런 우려는 전혀 안 해도 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1시간 20분 동안 지속한 기자 회견을 끝내며 "논란이 돼 송구스럽다.

여러 가지 부분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중기부 직원분들께서 이런 논란 때문에 낙담하지 않고 힘을 내서 일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김은경 기자 sungjin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