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본격협상 앞두고 日 '언론 플레이' 모양새…韓, 소극적 대응

한일 양국이 비공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 2일 한일정상간 단독 회담(정상과 소수의 참모만 참석하는 회담) 대화 내용이 잇달아 일본 언론에 보도됐다.

요미우리 신문 10일자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군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사실 등 두 정상의 단독회담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요미우리는 특히 아베 총리가 단독 회담을 시작하면서 "일본 국민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느끼고 있는 것을 솔직히 이야기하겠다.

대통령도 솔직히 말씀하면 되니 (대화 내용은) 발설하지 않기로 하자"고 말한 사실까지 전했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7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때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책의 일환으로 한국 측이 요구해온 '법적 책임' 인정에 대해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고 소개하는 등 역시 회담에서 나온 두 정상의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언론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밝히는 정도의 소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결국 일본 정부가 자신들 입맛에 맞는 내용을 중심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그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한 이홍천 도쿄도시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양국 정상이 비공개를 조건으로 이야기한 내용이 한쪽 언론에 보도된다는 것은 신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인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한일관계 회복이 어려운 상황에서 정상끼리 약속한 사항(대화 내용 비공개)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