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3일 새해 예산안을 심의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격적인 가동을 위한 심사일정 협의에 들어갔으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입장차로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올해안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다는 데에 의견접근을 보고 있으나, 4대강 사업을 중심으로한 예산 편성 방향과 앞으로의 심사일정에서 현격한 견해차를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은 16개 국회 상임위 중 예산안 예비심사를 마친 상임위가 7개에 불과한 만큼 김형오 국회의장의 `심사기간 지정'을 통해서라도 당장 금주부터 예결위를 정상화, 예산심사에 착수할 태세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재 상임위별 예비심사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이를 지켜보다가 내주부터 예결위 심사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예결위 여야 간사인 한나라당 김광림 의원과 민주당 이시종 의원은 3일 오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내년도 예산안 심의 일정을 협의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간사회동에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떤 경우에도 크리스마스 이전에 예산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 원내 관계자는 "오늘까지 예결위 간사 회동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회의장에게 오늘 서면으로 심사기간 지정을 요청할 것"이라며 "국회의장이 심사기간을 지정하면 예산심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형오 국회의장도 "국회 예결위가 공식 문서로 심사기간 지정을 요청해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허용범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심사기간 지정'이란 국회의장이 예산안 예비심사를 하고 있는 각 상임위에 조속히 심사를 마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심사기간이 지정되면 예결위는 예산안 심의에 착수하고 예비심사가 미진한 상임위는 예결위 활동과 병행해 예산안 심의에 돌입해야 한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윤근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9일로 정기국회 법정기일이 끝나지만 임시국회를 한 달 이상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12월에는 날밤을 새워서라도 예산심의를 마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다음주부터 예결위 심사를 시작하게될 것"이라며 심사기일 지정에 대해 "한나라당이 원하는 것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일방적인 (4대강 사업) 밀어붙이기가 국회 운영조차 힘들게 하고 있다"며 "고압적이고 독선적인 태도에 민주당은 결코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울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