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국무회의..李대통령 "수고했다"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1.19 개각'으로 자리를 뜨게 된 참석자와 남게 된 참석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신임 국가정보원장으로 사실상 영전하게 된 원세훈 행정안전부 장관이 다른 참석자들로부터 `축하 세례'를 받은 반면 떠나는 장.차관급 인사들은 `작별인사'를 하며 아쉬움을 표시하는 모습을 보인 것.
회의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국무위원들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일제히 원 장관에게 다가가 "축하한다"며 인사를 건넸다.

이번 개각에서 청와대 수석 가운데 유일하게 교체된 박병원 경제수석도 뒤이어 입장한 뒤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으며, 한승수 국무총리 등이 "고생 많이 했다" "그동안 애 많이 먹여서 미안하다"는 말로 위로하자 "죄송하다"며 아쉬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등장한 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악수하면서 인사를 나누다가 이번 개각 대상이 된 김하중 통일부 장관 등에게는 "수고했다"며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뒤 직접 차를 권하며 담소를 나눴다.

국무회의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국무회의'에 참석한 전광우 금융위원장과 조중표 국무총리실장에게는 짧은 소감을 밝힐 시간을 주기도 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등도 이번 개각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으나 후임자의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남아있어 다음 국무회의에도 참석해야 하기 때문에 고별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박병원 수석은 국무위원이 아닌 배석자여서 빠졌다.

조중표 실장은 인사말에서 "초대 내각에서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밖에 있더라도 이명박 정부를 위해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전광우 위원장도 "그동안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가지로 도와준 데 대해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들께 감사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원세훈 장관은 국무회의 도중에 정동기 민정수석이 들어와 이 대통령에게 `용산 사망사고'를 긴급 보고하자 심각한 표정으로 돌변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