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가요를 단순히 '사상전달의 매개체'로만 여겨온 북한 문화계의, 흘러간 대중가요 `황성옛터'에 대한 평가가 종전보다 더욱 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7년 평양서 발간된 북한의 대표적인 옛 대중가요 연구서 `민족수난기의가요들을 더듬어'(평양출판사 간행, 최창호 지음)는 '황성옛터' 등 흘러간 대중가요에 대해 일부 긍정적인 측면을 인정하면서도 혁명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청년문학' 최근호(2002년 8월호)는 이 책과는 반대로 일부 제한적인 측면은 있지만 향토애와 민족적 울분을 반영한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전에 비해 높게 평가했다. `청년문학'은 이 가요의 바탕에 배어있는 감상적 색채에 대해 종전의 '사상적본질의 약점'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입장과는 달리 "나라의 운명을 두고 통탄하며 가슴치던 당시 인민들의 사상감정의 일면을 진실하게 반영한 귀중한 문화유산"이라고말했다. 이 잡지는 이어 "가요 황성옛터는 시대적 감정을 진실하게 반영하고 망국의 설움과 민족의 출로를 두고 번민하던 당시 우리 인민들의 사상감정을 절절하게 반영하여 우리 인민들에게 널리 불리워졌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는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눈물젖은 두만강' 등 흘러간 대중가요에 대한 발굴 및 연구작업을 본격화했으며, 이후 주민들 사이에서도 다시 널리 불리기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척호기자 chchoi0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