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언론매체들은 단오(음력 5월 5일)가 되면"인민들이 기쁨과 웃음 속에 하루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평양시의 모란봉이나 창광산 등 여러 유원지에서는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여성들이 그네를 뛰는 것은 물론 씨름, 탈놀이 등 각종 민속놀이가 펼쳐지고 있는 소식도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진다. 조선중앙방송은 25일 '은혜로운 사랑 속에 즐기는 민족명절 단오'라는 보도물을 통해 단오의 유래와 풍습을 간략하게 소개했다. 남한에서 단오가 세시풍속으로만 기념되고 있는 것과 달리 북한에서는 '휴식일(국경일ㆍ공휴일 등)'로 지정돼 있다. 80년대 후반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각종 민속놀이가 펼쳐진다는 북한 언론매체의 보도물 내용과 달리 일부 탈북자들은 별 의미도 없는 `귀찮은 휴식일'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 대부분은 휴식일이더라도 일손을 놓지 못하고 농사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휴식을 한다는 것이 불가능하고 단오인지 모른 채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허다하다는것이다. 도시 주민들도 5∼6월이면 농촌지원에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아이들이나 집에 남아있는 일부 주민들만 쉴 뿐이다. 또 단오에 휴식한다고 해도 이 날을 전후한 가까운 일요일에 보충근무를 해야하기 때문에 휴식일로서의 의미는 강하지 않다. 모내기가 끝난 직후 김매기가 시작되기까지는 비교적 한가하기 때문에 남는 시간에 한곳에 모여 노래하고 춤추며 즐겁게 놀았던 단오의 유래와는 다소 차이가 있어 보인다. 액막이용으로 만들어 먹던 단오 음식으로는 쑥떡, 수리취떡, 설기떡 등을 들 수 있지만 식량사정이 나빠지면서 쑥떡을 만들어 먹는 것이 단오 음식의 전부라고 탈북자들은 소개하고 있다. 도시에서는 이러한 풍습마저도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등 TV에 소개되는 각종 단오 행사도 북한 당국이 일부 기관ㆍ기업소ㆍ단체의 근로자나 학생들을 참여시켜 진행하는 '관제행사'의 성격이 짙다는 주장이 강하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기자 nksk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