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들어 소강상태에 접어든 남북관계가 다음달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이같은 소강상태는 북측이 지난달 27~30일 제주도에서 열린 제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예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재규 통일부 장관은 26일 서울 세종호텔에서 세종대학 부설 세종연구원이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북.미, 북.일 관계 때문에 남북관계는 11월말까지 밀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3차 장관급회담때 전금진 북측 대표단장이 "앞으로 한두달 정도는 남북관계의 속도를 줄여야 할 것"이라며 "그러나 내년 봄부터 남측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전 단장은 이때 "지금까지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데도 인력이 부족하다"며 "내년 봄까지만 참아달라"고 했다고 박 장관은 덧붙였다.

북측이 이처럼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북.미관계가 급진전을 염두에 둔 것으로 박 장관은 분석했다.

남북관계는 일정 단계에 들어섰으므로 북측이 미국과의 관계개선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대남사업부서의 인력부족과 노동당 창건 55주년 행사, 한꺼번에 여러 행사를 치르기에는 부족한 호텔시설 등도 이유로 꼽혔다.

박 장관은 "지금은 행사가 많아서 북한의 유일한 대외 개방호텔인 고려호텔이 만원"이라며 "호텔의 2개동 가운데 1개동을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사용하고 있어 국내 기업인이 북한에 가려고 해도 안받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남북관계는 12월이나 돼야 본격 재개될 전망이다.

2,3차 이산가족 교환방문과 관련, 박 장관은 "11월에는 힘들고 12월이나 돼야 하지 않겠나"면서 2차는 12월, 3차는는 내년초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3차 장관급회담에서 교수.대학생 등의 학술교류를 내년봄부터 본격 시작하기로 합의했으나 북측이 시기를 못박는데 난색을 표시해 북측의 양해각서를 받아놨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관세 통일부 대변인은 "남북이 장관급회담에서 내년초 교수.대학생.문화계 인사교환과 경평축구대회 등을 추진키로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내년에 이를 구체화하자는데 양해했으나 양해각서를 작성하지는 않았다"며 박 장관의 "양해각서" 발언을 부인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