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가 악화하면서 정부의 허술한 대응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위중증 환자가 연일 폭증하고 병상 부족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입원 대기 환자와 제때 치료받지 못해 사망하는 환자도 크게 늘어 ‘통제 불능’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이런 와중에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통보되기 하루 전 “정답 결정을 유예하라”는 사상 초유의 법원 결정까지 나왔다. 코로나 방역도, 입시도 이런 혼란이 따로 없다.

위중증 환자 수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제 894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간 지난달 초보다 3배 늘었다. 그러나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까지 병상은 만원이다. 중환자 병상을 1개 확보할 때, 환자가 3명꼴로 늘다 보니 환자가 사망해야 병상이 생길 지경이라는 탄식까지 나온다. 하루 확진자 7000명 수준에도 이런데 전문가들 예측대로 1만 명을 넘긴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무엇보다 정부 책임이 크다. 체계적이고 선제적 조치를 내놓기보다 ‘찔끔’ ‘뒷북’ 대응을 하다 번번이 때를 놓쳤다. 백신 확보와 부스터샷(추가 접종) 실기(失機), 청소년 ‘백신 패스’ 논란, 준비 안 된 재택치료에 이르기까지 매번 한두 박자 늦었다. 위드 코로나를 시작하면 병상 확보가 기본인데, 여태껏 뭘 했는지 알 수 없다. 뒤늦게 병상 확충 행정명령을 내리곤 있지만 시설 준비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 정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는지 ‘특단의 대책’ 운운하며 다시 거리두기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 무능에 소상공인이 또다시 큰 고통을 안게 될 판이다. 그래 놓고 누구 하나 “내 책임”이라고 하지 않는다.

초유의 ‘정답 유예’도 당국이 혼란을 자초한 면이 크다. 수험생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오류가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으나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 문항의 조건이 완전하지 않다”면서도 “답을 고르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질질 끌었다. 그러다 서울행정법원이 “정답을 5번으로 결정한 처분을 본안소송 선고(17일) 때까지 정지한다”고 결정하면서 입시 일정이 줄줄이 차질이다. 더욱이 해외 석학까지 오류를 지적하는 마당이다.

수능의 공신력을 떨어뜨렸으면 관련자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과거 수능 출제 오류가 발생할 때마다 평가원장이 사퇴하는 게 관례처럼 됐지만 그걸로 넘길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번 수능은 난이도 조절 실패까지 겹쳤다. 그런데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