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030세대 구애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년들을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과 위원으로 앞다퉈 영입하고, 대선 후보들은 연일 이들을 만나고 있다. 여야가 하루가 멀다 하고 내놓는 청년 지원대책들은 일일이 손에 꼽기 힘들 정도다.

청년층이 대선에서 ‘캐스팅보트’를 쥘 것으로 예상돼 후보들이 이들에게 공을 들이는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20~30대 부동층이 다른 연령대보다 월등히 높아 다급해할 만하다. 그러나 영입 인사 면면이나 공약을 보면 후보들이 과연 청년세대가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성찰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영입 문제만 해도 경쟁이 과열되면서 여러 뒷말과 뒤탈을 낳고 있다. 여야 모두 ‘미래세대 인재 영입’이라는 거창한 구호가 무색하게 일부는 전문성에 의문이 들고 ‘철새’ 시비까지 붙고 있다. 청년들의 능력을 사기보다 ‘장식품’ 정도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과하게 들리지 않는다. 여당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청년 9명을 임명했으나 공정경쟁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야당 후보 캠프에 이력서를 제출했다가 하루 만에 여당으로 옮기고, 공개적 ‘전향 선언’도 있다. 과연 그 당의 이념·가치와 정책이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고 그러는지 묻고 싶다.

소신을 존중했다고 하나 국민 눈에는 ‘자리 사냥꾼’ ‘젊은 철새’로 비칠 뿐이다. 여당은 젊은 인재 영입 1호로 우주항공 전문가를 상임선대위원장에 발탁했으나 경력, 개인 의혹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2030세대 표심만 보고 마구잡이로 끌어들인 결과가 아닌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청년 부처를 만들겠다고 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부처마다 청년 보좌역을 두겠다고 하나 실효성과 타당성을 제대로 검증했는지 궁금하다.

퍼주기식 퇴행 정치도 문제다. 청년이 진짜 원하는 것이 양질의 일자리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표 계산에 급급한 후보들은 이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청년 기본대출이니, 청년 도약 보장금이니 온통 퍼주기 공약들만 좌판에 물건 늘어놓듯 할 뿐이다. 청년의 미래 부담을 덜어줄 연금 개혁과 청년 고용문을 넓혀 줄 노동개혁은 관심 밖이다. 나중에 이가 썩든 말든 청년들에게 당장 달콤한 솜사탕만 쥐여주면 그만이란 것인가. 청년들에게 자리를 주고 퍼주기한다고 해서 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돈 몇 푼 쥐여준다고 ‘묻지마 투표’를 할 정도로 분별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