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출 실적은 거의 모든 면에서 역대급이다. 월별 수출액이 554억달러로, 1956년 무역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올 1~7월 누적 수출액 역시 3587억달러로 역대 1위다. 10년 만에 4개월 연속 수출 증가율이 20%를 넘었고, 9대 주요 지역 수출 역시 4개월 연속 모두 늘었다. 15대 수출 품목이 모두 두 달간 증가세를 나타낸 것도 10년 반 만이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충격이 워낙 컸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기저효과 영향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7월 수출액과 1~7월 누적 수출액이 절대금액에서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한 점은 기저효과를 넘어 우리 수출이 질적인 면에서 다양화·고급화를 통해 한 단계 도약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주력 산업과 신산업 품목이 골고루 역대 1~3위의 수출액을 기록한 데서도 드러난다. 7월 수출에서 반도체(1위) 석유화학(1위) 일반기계(3위) 자동차(2위) 컴퓨터(1위) 등 전통 주력 품목이 호조인 것은 물론 바이오헬스, 2차전지, 농수산, 화장품 등 신성장 수출 품목도 모두 역대 최고 실적이다.

이 같은 성과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뚫고 달성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수출 품목을 개발해 전 세계를 상대로 불철주야 시장을 개척한 기업의 노력이 어려운 시기에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값진 것은 이틀이 멀다 하고 기업 규제를 쏟아내는 열악한 국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이런 결과를 이뤄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든 것도 기업이지만, 위기 극복의 돌파구를 여는 주체 역시 기업이라는 점에서 새삼 믿을 건 기업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反)기업 정서에 기반해 기업 옥죄기를 주도해온 정부·여당은 행여 수출 호조에 숟가락 얹을 생각 말고 수출 기업 지원과 기업 환경 개선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한다. 마침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 기업을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문 장관은 발언이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도록 기업이 체감할 가시적 지원은 물론 기업의 숨통을 죄는 규제 완화에도 직을 걸고 나서길 바란다.

수출 호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올해 수출 6000억달러, 무역 1조달러 달성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업의 노력에 정부·여당이 파격적 규제 완화와 기업 환경 개선으로 화답한다면 2018년 기록한 수출(6049억달러) 및 교역액(1조1401억달러)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는 것도 불가능하지만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