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줄면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어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2명으로, 지난 8일(53명)을 제외하면 1주일째 50명 이하로 유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주말 SNS에 “부활절(12일)과 총선(15일)만 잘 넘긴다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확진자 50명 이하가 1주일 이상 지속하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운을 띄웠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9일까지로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를 평가한 뒤 생활방역으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문제를 논의 중인 생활방역위원회는 이번주 생활방역 지침 초안을 공개하고 여론도 수렴할 계획이다.

언젠가는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3주째 지속중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장기화되면서 피로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기업이 입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도 문제다.

중요한 것은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에서 전문가들 의견을 가장 중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초기 외국인 입국을 막아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무시하다 적잖은 대가를 치렀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집단시설에서 언제든 다수 감염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단하면 한 달 뒤 누적 확진자가 4만3000명을 넘을 수 있다”(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대책위원장)는 경고도 새겨들어야 한다. 검역 강화 등을 전혀 하지 않는 극단적 상황을 전제한 것이지만 정부는 이런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방역은 오직 과학과 전문성에 입각해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 종식도 앞당겨지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