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다음'이 당시 'NHN'에 역전된 이후 처음
18년만에 재역전…다음 후신 카카오, 네이버 분기매출 넘어
국내 양대 플랫폼 기업 중 카카오의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네이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전신부터 따지면 18년 반만의 재역전이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1조7천40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8.2% 증가했다고 4일 공시했다.

3분기 영업이익은 1천68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9.9% 늘었으며 순이익은 8천663억원으로 502.7% 뛰었다.

카카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앞서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네이버의 1조7천273억원(전년동기비 26.9% 증가)보다 높다.

네이버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천498억원(〃19.9% 증가), 순이익은 3천227억원(〃 37.1% 증가)이었다.

'닷컴시대'로 불린 2000년대 초반, 당시 국내 양대 포털업체였던 다음과 네이버를 운영하던 NHN은 분기마다 치열한 실적 경쟁을 벌였다.

2002년까지 다음이 국내 포털업계 1위였지만, 2003년 1분기에 NHN이 다음을 따라잡고 역전한 후로는 'NHN-다음'의 순위가 유지됐다.

NHN은 2003년 1분기 매출 353억원에 영업이익 161억원, 경상이익 167억원을 올렸고, 다음은 매출 282억원, 영업이익 84억원, 경상이익 92억원으로 NHN에 뒤졌다.

당시 양사는 검색어 위주의 사업을 했으며 쇼핑몰 매출이 주된 수입원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양사는 이합집산과 인수합병을 거쳤고, 사업 영역도 포털과 쇼핑은 물론 콘텐츠, 결제, 클라우드까지 확장한 거대 공룡이 됐다.

현재 카카오가 법적으로나 주식코드상으로나 옛 다음의 후신인 것은 틀림없지만, 똑같은 회사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나중에 생긴 카카오와 옛 다음이 합병했으며, 실질적으로는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한 것이기 때문이다.

1995년 설립된 다음은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한메일, 카페, 미디어다음, 검색 등 국내 인터넷 트렌드를 열었지만 네이버 등장 이후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다음과 별개로 2006년 설립된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시대 강자로 부상했다.

18년만에 재역전…다음 후신 카카오, 네이버 분기매출 넘어
카카오는 2014년 5월 옛 다음과 합병하면서 포털사이트 다음은 유지했으나, 다른 다양한 분야에서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확대했다.

지금의 네이버 역시 옛 NHN과 똑같은 회사라고 할 수는 없다.

네이버는 1999년 설립됐다가 옛 한게임(현 NHN)과 합병하면서 2001년 'NHN'으로 변신해 오래 영업했으나, 2013년 게임사업부문 분리를 결정하고 2014년 상호 지분도 정리했다.

이로써 네이버와 현 NHN은 완전히 분리된 회사가 됐다.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 네이버와 NHN의 지분 정리는 공교롭게도 같은 해인 2014년에 이뤄졌다.

이후 지금까지 7년간 카카오는 기업광고, 선물하기 등 상거래 부문은 물론이고 모빌리티(이동) 서비스인 '카카오 T', 간편결제·자산관리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로 영역을 넓혔다.

이 영역을 아우르는 플랫폼 부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7천787억원이었다.

여기에 게임, 음악,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 관련 매출이 올해 3분기에만 9천621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네이버는 검색관련 영역인 '서치플랫폼' 3분기 매출이 8천249억원, 쇼핑 등 커머스(상거래) 매출이 3천803억원으로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기에 '네이버페이'로 대표되는 결제 등 핀테크 관련 매출이 2천417억원이며 웹툰 등 콘텐츠 매출은 1천841억원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