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증시라인]

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혹시 어제 밤에 밖에 나가 보셨습니까? 글쎄요, 세상의 어떤 에어컨이나 선풍기에서 그런 바람이 나올까요? 정말 시원하던데요, 이젠 비도 좀 그치고 가을 추수에 도움이 되도록 화창한 날이 좀 계속 되었으면 좋겠네요. 어제 미국 시장은 어쩌면 하반기의 첫 거래일이라고 할 만한 시장이었습니다. 노동절로 월요일 하루 쉬었습니다만 월가의 많은 펀드메니저들이 긴 여름 휴가를 공식적으로 마치고 자리에 복귀하는 날이죠. 현지 소식을 들으니 평상시 보다 교통량이 늘 정도였다고 합니다.

시장은 소폭 떨어졌습니다만 어제 월가의 단연 화제는 장중 아마존의 시총 1조 달러 돌파 소식이었을 겁니다. 여러분 1조 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실감이 안 나시죠 우리 돈으로 1180조원입니다. 우리 한해 예산이 400조가 조금 넘으니까 거의 3년치 대한 민국 예산이고요, 세계 최대의 하드웨어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이 300조 정도 되니까 거의 네배가 되는 겁니다.

여러분 아시죠? 이 아마존 24년 전인 94년에 헤지펀드 메니저 출신이 제프 베조스가자신의 집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회사였습니다. 창업한지 3년 만에 나스닥에 상장을 했는데 당시 시가 총액이 우리 돈으로 약 4천억원정도했습니다. IT버블이 깨지면서 위기도 있었지만 온라인 유통으로부터 시작한 비즈니스는 이제 클라우드 컴퓨팅, 광고, 온라인 비디오 등으로 확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공지능(AI), 의료, 트럭·항공기·드론으로 구성되는 자체 택배망에도 투자를 늘리고 있습니다. 더 이상 인터넷으로 물건 파는 회사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아마존의 비상을 보면서 저는 부럽기도 하면서 배도 아픕니다. 우리에게도 정말 좋은 인터넷 기업들이 있었고 지금도 있지만 아마존은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나왔고 막대한 미국의 소비시장을 배경으로 성장한 반면 우리 기업들은 정말 작은 시장에서 그것도 미국 보다 훨씬 더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죠? 그것도 대기업들까지 포함해서 말입니다. 더욱이 미국에서 1등을 하면 전 글로벌 표준이 되죠? 여러분 예전에 우리 선배들이 미국에 이민을 가면 꼭 하는 말이 있었죠? 열심히 일해서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겠다는 얘기들 말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한 동안 비즈니스를 해보니까요 그 말의 뜻을 좀 알겠더군요. 소비 시장자체가 우리랑 완전히 틀립니다. 정말 장사가 되기 시작하면요 물건 주고 돈 받기가 바쁠 정도로 장사가 됐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소비를 하려고 태어난 사람들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물론 요즘 미국은 많이 달라졌습니다만 어쩌면 예전의 아메리칸 드림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타고 글로벌 드림으로 더 꿈의 크기를 키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 아마존 얼마나 버는지 아십니까?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이익을 냈죠? 분기에 20억 달러를 넘겼습니다. 우리 돈으로 2조 조금 넘는 돈입니다. 우리 삼성전자는 얼마를 벌었죠? 순익 기준으로 11조가 넘습니다. 무려 다섯 배가 넘는 돈을 벌고 있지만 시가 총액은 4분지 1정도 밖에 안 되는 겁니다. 물론 삼성전자가 하는 반도체, 디스플레이가 워낙 경기에 민감한 산업이고 어쩌면 반도체 경기의 정점에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고 전통적 의미에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개입되어 있습니다만 그래도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은 너무 차이가 나는 것 아닙니까?

소프트웨어 회사와 하드웨어 회사, 미국 회사와 한국 회사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기를 바랍니다. 아마존은 더 이상 미국 회사 아니듯이 삼성도 한국을 상대로 돈을 벌지 않습니다. 삼성이 인터넷 비즈니스를 강화하듯이 아마존도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신선한 식료품을 파는 홀푸드의 주인이 아마존 아닙니까? 결국 삼성은 종국적으로 아마존 같은 기업들과 경쟁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경쟁하고 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우리 대기업 그리고 네이버, 카카오 그리고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아마존과 미래의 아마존을 노리는 실리콘 밸리의 IT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아마도 우리 시장에서도 1조 달러짜리 시가 총액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지부진한 삼성전자를 비롯한 우리 대기업들의 주가, 앞으로는 과연 지금껏 번 돈을 어디에 투자하는 지 잘 보시기를 바랍니다. 미래에 있을 애플,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분야에 돈을 쓰고 있는지 아니면 지금 살아남기 위한 급한 곳에 돈을 쓰고 있는 지를 말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시가 총액 1조 달러의 시대를 열어젖히는 글로벌 플레이어가 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양경식PD ks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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