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00여년간 세계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막강한 경제력’ 덕이다. 경제력은 경제의 핵심 주체인 기업에서 나온다. 튼튼한 기업이 튼튼한 경제를 일군다. 애플, GM(제너럴모터스), MS(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골드만삭스, 아마존 같은 미국 기업들은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원천이다. 일본도 마찬가지이다. 도요타, 소니, 도시바 등 수많은 기업이 일본의 국력을 지탱한다. ‘차이나 파워’도 기업에서 나온다. 샤오미, 알리바바그룹은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위상이 높아지는 이유를 잘 설명한다.

대한민국이 폐허의 땅에서 반세기 만에 선진국의 문턱으로 도약한 것은 누가 뭐래도 ‘경제력’ 덕분이다. 그리고 삼성, 현대, LG 같은 기업들의 역할이 컸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유교 기독교 같은 종교의 입장에서 보면 이윤 추구는 비도덕적이다. 하지만 이윤 추구는 기업과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힘이다.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은 손’도 이윤 추구에서 나온다. 기업의 이윤 추구 행위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나라의 부를 늘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그렇게 해서 기업이 내는 세금은 나라 살림의 재원이 된다. 우리는 그 돈으로 의무 교육을 받고 무상 점심을 먹고 각종 복지 혜택을 받는다.

기업이 이처럼 큰 역할을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기업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반기업 정서가 사회 곳곳에 적지 않게 퍼져 있다. TV 드라마를 보면 대체로 돈 많은 부자나 기업인들이 악역으로 묘사되곤 한다. 물론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행동으로 비판받아야 할 기업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면 그 사회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다. 기업은 희소한 자원을 활용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경제의 핵심 주체다. 인류 삶의 질을 높이는 모든 신제품이나 창작물은 기업에서 나온다. 이들을 비판하게 되면 누가 기업을 하려고 할 것인가. 안재욱 경희대 교수는 이에 대해 “시장경제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 부에 대한 시기심 및 질투심과 혼합돼 반기업정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 또한 정부가 시장에 많이 개입하면 할수록 정경유착이 심하게 된다면서 ‘작은 정부’를 실현하고 기업인들도 철저한 ‘준법정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칭찬엔 고래도 춤을 춘다고 했다. 기업을 춤추게 하자. 그래서 대한민국 경제를 더 힘차게 뛰게 하자. 4, 5면에서 기업의 의미, 세계적 기업가들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