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은 어제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조작사건 1심 선고공판에서 연구비 횡령에 대해 유죄판결을 내리고 논문조작도 사실로 인정했다. 이로써 지난 몇년을 끌어온 논문조작과 관련된 논란은 형사처벌로 일단 결론났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판결 내용과 개인의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그의 논문조작으로 비롯된 사태가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대한 국내외의 신인도를 크게 떨어뜨리고 줄기세포 연구에 찬물을 끼얹는 등 막심한 피해를 준 사실을 우선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05년 말 황우석 사태가 불거진 후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연구는 거의 한발짝도 진전되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연구성과라고 할수 있는 2006년 이후 국제학술지 논문발표 누적건수와 특허건수가 세계 10위권에 머물러 있는 실정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는 사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줄기세포 기술 선점을 위해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배아줄기세포연구 규제 폐지와 함께 매년 6억7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키로 했고,유럽연합 또한 오는 2013년까지 이 분야 연구에 65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밝혔을 정도다. 반면 올해 우리의 줄기세포 연구비 지원 규모는 겨우 41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런 식으로는 우리 경제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바이오산업의 경쟁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황우석 사태에 따른 시행착오를 딛고 그동안 쌓아온 연구기반의 잠재력을 적극 활용한다면 선진국들을 따라 잡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보다 적극적인 투자 확대,연구규제의 완화, 연구팀 육성,산업화 기반조성을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연구시스템을 조속히 재정비해 경쟁력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急先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