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차원…투자자에 혼란 우려
낮은 수익률 은폐용도 있어 주의해야


올해 들어 하루 평균 2개 이상의 펀드 이름이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잦은 펀드명 변경은 대부분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지만 투자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일부는 과거 저조한 수익률 등을 감추기 위한 것도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 올해만 376개 펀드 이름 바꿔 = 10일 자산운용협회와 펀드평가사인 제로인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일까지 33개 자산운용사들이 총 376개 펀드의 이름을 바꾼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일수 기준으로 하루 평균 펀드 2.5개의 이름이 바뀐 셈이다.

운용사사별로는 ▲ 알리안츠운용 62개 ▲ 삼성운용 40개 ▲ 한국운용 33개 ▲ 슈로더운용 27개 ▲ JP모간운용 25개 ▲ 도이치운용 25개 ▲ 미래에셋맵스운용 15개 ▲ 동부운용 13개 ▲ 푸르덴셜운용 10개 등 순으로 펀드 명칭 변경이 잦았다.

전문가들은 종전에 만든 펀드명이 너무 어렵거나 제대로 펀드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다고 판단해 새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대부분 마케팅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이 중에는 과거 수익률이 저조해 투자자들에게 좋지 못한 인상을 남겼을 경우 펀드명을 바꿔 마치 새 상품인 것처럼 윤색하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이처럼 펀드명이 바뀔 경우 자신들이 투자한 펀드의 운용성과 등을 확인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자산운용협회나 개별 운용사의 홈페이지, 펀드 평가사 웹사이트에 들어가더라도 펀드명 검색이 쉽지 않아 상당한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 운용사들 "마케팅 차원에서 변경" = 한국투신운용은 `한국정통주식1(A)'를 `한국마이스터주식1(A)'로, `한국부자아빠거꾸로적립식안정혼합증권W-1'을 `한국셀렉트가치안정혼합1로 바꾼 데 대해 "펀드의 성격을 펀드명에 나타냄으로써 투자 대상을 쉽게 짐작할 수 있게 하고, 유사한 펀드명과 차별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GallopKorea인덱스스윙주식V-1'을 `하나UBS피가로인덱스파생상품'으로 바꾼 것과 관련해 "하나대투증권이 올해들어 `피가로'란 통일된 브랜드로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요청해 온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푸르덴셜자산운용도 `바운더리30추혼SH1'을 `푸르덴셜스마트웨이브30혼합1'으로 변경한 데 대해 "기존 상품명이 모호해 고객들의 인지도와 마케팅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판단돼 약세장에서 강점을 보이는 시스템펀드로서의 상품의 특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바꿨다"고 밝혔다.

동양투신운용은 `온국민뜻모아주식1'을 `동양프리스타일주식1'로 바꾼 것은 유행에 뒤처지는 기존 상품명을 버리고 환매수수료가 부과되지 않는 펀드의 특성을 살린 새로운 상품명을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동양Great Company주식1(모)'을 `동양Great Company SRI주식 1(모)'로 바꾼 것은 사회책임펀드(SRI)라는 펀드의 정체성이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로인의 최상길 전무는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일부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자산운용사들이 펀드 판매에만 몰두해 투자자들의 불편 등은 도외시한 채 너무 쉽게 펀드명을 바꾸고 있다"며 "감독당국이나 자산운용협회, 자산운용사들이 명칭변경에 보다 신중해야 하며 불가피하게 변경하더라도 투자자들이 변경사실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이웅 기자 nadoo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