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손길승 SK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이번 추석 연휴 대부분을 국내에 머무르며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노사분규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나날을 보낸 총수들은 모처럼 연휴를 맞아 공식일정을 갖지 않고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이 회장은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구상을 하며 추석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특히 '나라를 위한 천재키우기'와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등 신경영 2기의 테마로 내세운 각종 현안의 실천방안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동남아를 여행중이어서 차례에는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LG 구 회장은 추석 당일 성북동 구자경 명예회장 댁에서 차례를 지낸 뒤 한남동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하반기 경영구상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구 회장은 '1등 LG' 실천구상과 하반기 수출확대 방안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매년 명절 때마다 일본 중국 등 해외 현지법인 직원들을 격려 방문했던 SK 손 회장은 올해는 국내에 머무르며 SK글로벌에 이어 SK해운까지 확대된 검찰 수사에 대비키로 했다. 손 회장은 하반기 그룹 정상화 방안 마련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ㆍ기아차 정몽구 회장은 12일까지 유럽을 방문하며 가장 분주한 추석연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9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한 뒤 10일 유럽지역 판매증대와 적극적인 시장확대를 위해 딜러단과 만나 수출확대회의를 주관한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추석 당일 충남 공주 선영에 성묘를 다녀오는 것 외에는 일절 공식일정을 잡지 않았으며, 8일 미국에서 귀국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회장도 구기동 자택에서 조용히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박용오 두산 회장은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형제들과 함께 박용곤 명예회장의 집에서 차례를 지낸 뒤 경기도 광주 선영에 다녀올 예정이다. 신격호 롯데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박삼구 금호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도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이번 추석이 윤리경영 정착의 시험대로 보고 연휴기간을 전후해 '선물 안받기 운동'을 강력히 실천하고 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