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들로선 해외연수 등 재교육 프로그램은 노력한 결과 받게 되는 보상이다. 그런데 항상 최고로 잘하는 인재가 뽑힐까? 모두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선발되는 인재 중 상당수는 최상급이 아니다. 학점으로 비교하자면 주로 A-,B+ 정도의 인재들이 선발된다. 'A+'에겐 기회는 가도 혜택이 주어지는 경우가 적다. 최상급 인재들은 부서장들이 절대 내놓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체 인사담당,교육담당자들이 대부분 인정하는 현실이다. 해외 MBA를 예로 들면 학비와 체재비에다 돌아와 받을 인사상 혜택까지 따지면 최소 1억원,많게는 수억원의 가치가 있다. 최상급 인재들은 "당신은 기회가 많잖아"하는 부서장의 한 마디에 이런 기회를 눈뜨고 놓친다. 작은 조직일 경우는 문제가 적다. 최상급 인재들을 오너나 CEO가 알아서 관리해주기 때문이다. 남보다 빨리 임원도 시켜주고 40대에 대표자리를 맡기기도 한다. 문제는 큰 조직에서다. 이런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을 드러낼 방법이 적다. 시간이 흐르면서 재교육 혜택을 받은 사람들과의 격차가 커진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이력서에 몇줄씩 학력이나 경력을 늘려갈 때 그는 적을 것이 없다. 이런 와중에 CEO나 부서장이 바뀌거나 다니던 업체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면 이런 인재들은 낭패를 당한다. 자신이 최상급 인재라는 사실을 알릴 길도 없고 알아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엉덩이가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연수나 승진 기회를 보장해주겠다는 제의가 오면 마음이 흔들린다.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 해도 전략적으로 게으름을 피울 가능성이 높다. 코오롱이 수년전부터 실시해온 경영방침 가운데 하나가 'Rich & Famous'다. 돈도 많이 벌고 유명하게도 만들어 주자는 것. 인사고과에서 최상등급을 몇해 연속 받거나 회장상 사장상 등을 수상하면 눈에 띄게 키워준다. 언론 인터뷰도 내보내고 사보에도 실어준다. 급여도 웬만한 부서장 못지 않게 올려준다. 그러나 이런 제도를 갖고 있는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인재관리에 관한 한 회사가 신경써야 할 지점은 바로 여기다. 딱딱한 시스템 때문에 생긴 그늘은 없는지,부서장들의 단견이 회사의 중장기 인재양성 전략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는 않은지.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