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화되는 국제무역전쟁과 국내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로 우리제품의
수출경쟁력이 날로 떨어지고 있다.

수출제일주의를 부르짖으며 정부가 적극 독려에 나섰던 것도 옛날 일이고
이제는 WTO체제출범 등으로 정부가 앞장서 수출늘리기정책을 끌고 나갈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이같은 배경하에 최근 한국무역학회는 정기 세미나를 열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직면하고 있는 범세계적 무역환경을 분석했다.

특히 최근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동차산업의 수출경쟁력과 외국
소비자들의 의식구조, 그리고 WTO체제하의 무역정책 등이 관심있는 주제로
폭넓게 논의됐다.

세미나에서 발표된 주제들을 정리한다.

< 정리 = 박영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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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산업 국제경쟁력 ]

김태기 < 전남대 무역학과 교수 >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루카스 교수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기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80년대 이후 한국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성장도 "기적"으로
여겨진다.

한국은 90년대들어 세계자동차생산 제5위국으로 부상하였고, 향후 생산
계획을 보면 앞으로도 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크고 기술집약적인 산업이다.

따라서 고용증대와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통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또 규모의 경제가 큰 산업이기 때문에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산업이다.

세계 전체적으로 자동차산업의 교역량은 총무역거래량에 비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산업의 교역량 증가율은 세계평균에 비해 훨씬 높다.

80~94년의 기간동안에 한국자동차의 수출과 수입의 연평균 증가율이 각각
31.6%와 15.3%로 세계 전체의 연평균 증가율 8.2%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수출증가율이 이렇게 높게 나타난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자동차산업에 대한 국가별 무역특화지수와 비교우위지수를 이용하여
국제경쟁력의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은 86년을
고비로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일본과 독일의 국제경쟁력은 80년 이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의 절대적인 수준은 일본, 독일, 미국 등의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특히 완성차부문보다는 부품부문에서의 경쟁력은 매우 낮다.

이는 아직 한국이 부품의 상당부문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부품생산
에서의 기술수준이 조립부문에서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품산업의 성장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80년 이후 한국 자동차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은 자동차산업의 높은
생산성 증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한 주요 산업인 철강산업, 전자산업, 자동차산업을
비교하여 보면, 자동차산업의 산출량증가율과 생산성증가율이 철강이나
전자산업보다 높다.

이는 자동차산업에서 생산성의 증가가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또 국제
경쟁력의 증가가 다시 수출증대에 기여하게 됨을 보여준다.

자동차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큰 산업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내수시장보다는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지금까지 한국 자동차산업의 성장이 국제경쟁력의 증가에 의해 달성되었
듯이 앞으로의 성장도 국제경쟁력의 확보를 통해서만이 가능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