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공조 / ''컴프레서'' ]]

기병태 <사장>

대한공조는 지난 87년 일본의 자동차부품업체인 작셀사가 90%를 투자해
설립한 컴프레서(자동차 에어컨용 냉매압축기)전문 생산업체이다.

대한공조는 현재 충남 천안에 1만8천평 규모의 공장을 갖고 있으며
두개의 생산라인과 1백70여대의 기계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연간 적정 생산능력은 40만대이지만 3교대 작업을 통해 50만대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이중 3분의2는 내수시장에서 소화하고 3분의1은 해외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대한공조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드물게 지난해 1천4백67만2천달러
(1백32억원)의 컴프레서를 세계 각지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는 95년의 9백21만2천달러와 비교하면 59.2%가 늘어난 것으로 세계
자동차부품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면 높은 증가율로 평가된다.

수출지역별로는 미국이 1천2백17만5천달러로 가장 많고 유럽연합이
2백34만4천달러, 일본이 5만9천달러로 그뒤를 이었다.

대한공조가 이처럼 수출전략을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는 것은 우선 일본
작셀의 투자회사로서 닛산자동차의 해외진출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작셀은 닛산자동차가 자본투자를 한 회사로 사실상 계열관계를 맺고 있다.

이는 대한공조의 주력수출지역이 미국이며 현재 일본 닛산자동차의
미국현지공장에 전체 수출량의 80% 가량을 납품하고 있는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한공조는 전세계에 진출해있는 닛산자동차 현지법인에 컴프레서를
수출하고 있어 오는 2000년까지의 공급물량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수출증대의 또다른 요인은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판단아래 수출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컴프레서시장은 한라공조 대우기전 대한공조 두원공조 등이 장악하고
있다.

이중 한라공조는 현대자동차와, 대우기전은 대우자동차와, 두원공조는
기아자동차와 각각 사실상의 계열관계를 맺고 있다.

뚜렷한 완성차업체를 확보하지 못한 대한공조로서는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했던 것이다.

대한공조는 현재 전체 생산량의 3분의1에 머물고 있는 수출물량을
앞으로는 절반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대한공조는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회사는 주력제품인 벤로터리타입의 컴프레서 분야에선 머리카락 굵기의
16분의1인 0.001mm급의 높은 정밀도를 자랑할 정도로 기술력에는 자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선진시장에서 보다 높은 우위를 점하려면 끊임없는 기술개발 밖에
없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일반기업들이 보통 불량률 1백PPM 운동을 벌이는 것과는 달리 이회사는
그보다 절반을 더 줄이자는 50PPM 운동을 펼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대한공조는 현재 대대적인 원가혁신운동도 벌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상황을 헤쳐나가기 위해선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의식이 사원들에게 자리잡고 있다.

공장자동화에도 열심이다.

대한공조는 현재 전공정에서 70~80%의 자동화를 이뤄놓고 있다.

뿐만아니라 각 공정별로 제품이 올바르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자동적으로
체크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불량률과 생산성을 동시에 높여보자는 취지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대한공조 천안공장에서는 50초마다 1대의 컴프레서가
만들어진다.

대한공조는 지난해부터 경영방침을 "강한 기업, 빠른 기업, 상생기업"으로
정했다.

빠른 의사결정과 행동으로 기업체질을 강화하는 한편 타기업과
동반성장하자는 뜻으로 원대한 포부를 담고 있다.

대한공조는 올해 3백4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병태 대한공조사장은 "시장경쟁이 심해지고 공급과잉이 될수록 수요자의
입장에 서는 경영을 해야 한다"며 "임직원 모두가 하나가 되어 지금보다
더 강한 체질과 마음가짐으로 무장, 국내시장은 물론 치열한 국제경쟁을
헤쳐나가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