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네 사회에는 숱한 회와 계란 이름의 모임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의 생활인들 또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모임에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게 현실일 성싶다.

경주지역에서 10년째 운영되고 있는 "학림회"는 각계 각층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끼리 모여 각각 다른 직종별 특성을 상호 보완시켜
가며 우리네가 희구하는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드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임이라 회원들 스스로도 다른 모임보다는 색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게 큰 특징이다.

학림회는 그 이름에서도 의미를 읽을 수 있듯이 지난 88년 가을 어느날
조금은 건방질지도 모를 자칭 학이 숲에 모였다는 생각을 하는 회원들로
첫 회동을 가진 뒤 그 자리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지역사회에도 보탬이 될
사업을 펴고 상호친목도 도모하자며 출발한지 어언 십년 세월을 지내오고
있다.

매년 정기총회를 갖고 한달에 한번씩 월례회를 하고 있는 본 모임은
지역사회의 문화와 예술방면에서 활동하는 화가와 수필가 서각가 도예가
언론인 서책수집가 회사대표 등 다양한 직업인들로 구성돼 모임때마다
회원들은 서로가 수석과 분재로부터 시작해 서화와 골동분야는 물론 문학을
비롯 난재배에 대한 문제까지 토론을 벌이기도 하고 분기별로는 경주
지역의 산과들에 흩어져 있는 문화유적지를 돌며 조상의 숨결이 서린
문화유산에 대한 상식을 높여 생활인으로서의 교양 쌓기에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어 14명의 회원 모두가 자긍심을 갖고 있을 정도다.

회장 이재건 (전경주미협지부장)
부회장 주진홍 (천마당 대표)
총무 강성돈 (통일정비공장 전무)
감사 이청시 (명문당고서점 대표) 임혁우 (광진기업 대표)
회원 윤병희 (하정 서각회 원장) 이상필 (자영업) 등으로 구성돼
있는 이 모임은 앞으로도 보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활동과 창립
10년째인 올해는 문화유적 탐방 사업을 더 활성화시킨 뒤 여태껏 자생
조직으로 운영돼 오고 있는 학림회를 문화단체로 정식 등록시키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