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 스포츠에 승부를 걸어라"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최근들어 국제 자동차 경주에 앞다퉈 출전하고 있다.

올들어서만도 다카르랠리를 비롯해 케냐의 사파리 랠리, 아시아-퍼시픽
랠리, 등 각종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에 국내 메이커들이 단골손님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자동차 경주에 승부를 거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물론 "판매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선 광고 및 홍보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직 국내는 덜하지만 해외에서 자동차 경주가 열리면 경주를 온종일
중계하는 방송도 있다.

소비자들도 자동차 경주에 관심이 높아 경기가 열리는 곳에 수만내지
수십만명이 경주 관람을 위해 코스를 방문한다.

TV를 관람하는 사람은 이를 헤아릴 수가 없다.

자동차 서키트 경주 가운데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F1경기가
월드컵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제전으로까지 높게 평가받는
것은 저변이 넓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름난 자동차 경주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은 판매에 "보증수표"를
받아 놓는 것이나 다름없다.

뒤늦게 자동차사업에 뛰어든 일본 혼다의 경우 80년대초 자동차 경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메이커로 부상했다.

미쓰비시자동차도 각종 랠리 우승을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4륜 구동차
메이커로 자리를 잡았다.

국내업체 가운데도 쌍용이 이집트 파라오랠리 우승, 다카르랠리 8위 등의
호성적을 내면서 유럽 판매에 큰 도움을 얻고 있다.

현대가 호주 수입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릴 수 있는 것은 91년부터 매년
참석한 호주랠리에서 1위를 차지하는등 모터 스포츠의 도움이 컸다.

한 대회 참석하는 비용이 수십억원이 들어간다해도 판매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경주에 참여한다.

모터 스포츠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차량 성능을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기 때문이다.

최악의 조건에서 차량을 운행하다보면 단순한 테스트만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차의 단점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특히 개조부문의 경주에는 새로 개발한 엔진이나 차체를 테스트하기 위해
출전시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올해 르망24시 대회에 쌍용자동차가 새로 개발한 엔진을 탑재한 차량을
출전시켰던 것이 좋은 사례다.

장사도 된다.

세계 최고의 서키트 레이스인 F1경기를 유치하면 한해 적어도 1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현대자동차와 세풍그룹이 이 대회 유치에 적극 뛰어들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세풍이 일단 F1 유치에 성공하자 현대는 미국 최고의 서키트 경주인
인디카를 국내에 유치키로 하고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런 세가지가 모터 스포츠에 승부를 걸게하는 이유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5위 자동차생산국이라는 외모에 걸맞지 않게
모터 스포츠 수준은 아직 초보 단계에 불과하다.

따라서 각 메이커들은 모터스포츠팀을 새로 구성하는등 모터 스포츠
저변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모터스포츠팀장인 이효병부장은 "세계적인 자동차업체들이
명성을 얻고 기술수준을 오늘의 수준까지 높인데는 자동차 경주가
결정적이었다"며 "국내업체들도 보다 적극적으로 세계적인 대회에
출전해 명성을 쌓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태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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