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세계일류국가 건설에 노력을 기울이면 2020년에 세계7대 경제강국
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6일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한 "21세기 한국경제의
비전과 발전전략"이라는 21세기 경제 장기구상작업의 중간보고서에서
이와 같이 전망하고 이의 달성을 위한 경제개혁 첨사진을 제시했다.

김영삼대통령은 이자리에서 앞으로 우리경제는 대외적으로 더욱 크게
노출되고 세계의 기업 및 상품과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될 것이므로 정부.
국민.기업 모두가 합심하여 변화에 미리 대응해 나가야만 21세기 세계일류
국가를 건설할수 있다면서 오는 7월말 완성되는 최종보고서가 다음세대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실질적인 국가의 미리설계가 있게 하라고 당부했다.

지구촌 경제시대는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있고 무한경쟁의 내용과 속도는
그 어느때보다 광범하고 빠르다.

이런 여건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계일류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일수
없다.

지난 30여년은 기난을 벗어나 남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한 기간이었다.

그러나 다가오는 21세기는 세계 7대 강국에 진입한다는 벅찬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따라서 남을 따라가겠다는 것과 비교할수 없을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KDI 보고서에서는 21세기 한국은 살기좋은 나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
가보고 싶은 나라가 되어야 한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경제질서 확립,
소득증대에 걸맞는 국민의 복지.문화수준의 향상도모, 새로운 경제가치관.
합리적 시민의식.직업윤리 확립등 기본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혁신 인력및 기술개발, 새로운 국민의식의 함양등 15개 핵심과제도
그동안 부분적으로 제기돼온 것을 총정리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전략이나 핵심과제에 대한 구체적 평가를 할 겨를은 없지만
당장 해결해가야 하는 물가안정, 국제수지개선등 단기과제와 장기과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며 선진경제건설과 포괄적 의미에서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목표 또는 결과만 제시되고 목표달성을 가능케하는 수단이나 과정이
소홀하게 다루어지면 목표달성은 보장되기 어렵다.

잘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면 당연히 그에 걸맞은 노력과 발상의 전환이
따라야 한다.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여 물가안정 바탕위에서 국제수지 흑자기조를
장기적으로 지속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고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허울좋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삶의 질향상, 복지사회건설은 모든 국민이 세금을 얼마나 더 많이 내야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잘사는 나라가 된다는 전망을 반가워 하지 않을 국민은 없다.

그러나 제시된 목표달성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없다.

단순히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것만으로 재원조달문제가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목표달성에 필요한 수단이 소홀히 다루어지면 국민의 기대만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따를수 있다.

땀을 더많이 흘리는, 또 피할수 없는 도전을 기회로 삼는 국민만이 잘살수
있다.

장기구상의 최종보고서에서는 이런 점이 구체적으로 반영되기를 기대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7일자).